영화 ‘인천상륙작전’-‘아가씨’(오른쪽). 사진제공|용필름·태원엔터테인먼트
확장판 영화의 역습으로 추석 연휴 극장가가 더욱 치열한 흥행 격전지로 떠올랐다. 일찌감치 개봉을 준비해온 ‘밀정’, ‘고산자, 대동여지도’ 등 대작 입장에서는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7월∼8월 상영해 이미 700만 관객을 동원한 ‘인천상륙작전’이 추석 연휴가 시작하는 13일 기존 내용에서 31분을 추가한 확장판을 재개봉한다. 또 5월 개봉해 428만 관객을 기록한 ‘아가씨’도 23분을 늘린 확장판을 극장에서 다시 상영하고 있다.
확장판은 기 개봉 버전에 미처 담지 못한 내용을 새로 편집해 재개봉하는 영화다. 지난해 ‘내부자들’의 성공이 기폭제가 됐다. 당시 영화는 편집된 분량을 추가해 3시간 분량의 확장판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을 따로 공개해 200만명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확장판의 기습적인 ‘끼어들기’라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추석 연휴처럼 관객이 집중되는 극장가 성수기에 벌어질 ‘시장질서 혼란’에 대한 우려다. 일찌감치 추석을 겨냥해 개봉을 준비해온 새 영화들은 물론 그 틈을 노린 작은 영화들까지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확장판 개봉으로 인한 스크린 확보 등 흥행 경쟁이 가중되고 있다.
‘인천상륙작전’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는 확장판을 내놓으면서 “아직 못다 한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고 밝혔다. ‘아가씨’ 측 역시 “관객의 자발적인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 하지만 이들 영화가 확장판 개봉을 확정하기까지 어떠한 ‘수요 예측’을 선행했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인천상륙작전’은 실제 작전 거행일인 9월13일에 맞춰 확장판을 내놓으면서 이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정전협전일인 7월27일 개봉해 한국전쟁 이슈를 선점한 뒤 불과 한 달 반 만에 또 다시 한국전쟁과 연관된 기념일을 통한 이슈몰이에 나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