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1번’ 남태혁은 왜 1군 데뷔가 늦었나

입력 2016-09-12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남태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t 남태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t는 지난해 열린 2016 신인드래프트 2차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다. 대다수 팀들은 kt가 즉시 전력에 더 가까운 대졸투수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1차 지명에서 팀의 미래가 될 수 있는 고졸 좌완 박세진을 선택했기 때문에 홍익대 김재영, 건국대 김승현, 혹은 효천고 한승혁 등이 후보로 꼽혔다. kt가 투수를 뽑았을 때를 가정하고 지명순서 전략을 짠 팀도 많았다.

그러나 kt는 미국 마이너리그 출신 남태혁(25)을 선택했다. kt 스카우트 팀은 “미국에서 방출된 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해 공백기가 있지만 차세대 거포로 훌륭한 자질이 있다”는 판단을 했고, 과감히 전체 1번 카드를 사용했다.

그러나 KBO리그의 수준은 생각보다 높았다. 남태혁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개막전 엔트리에 뽑히지 못했고, 퓨처스리그에서 5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6, 출루율 0.316에 그쳤다. 홈런은 6개로 장타력은 있었지만 KBO리그 투수의 다양한 변화구에 대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허벅지 근육 부상까지 생기며 1군 무대는 더 멀어보였다.

그러나 남태혁은 계속해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고 시즌 막바지 고대하던 1군에 데뷔해 리그 최고 투수로 꼽히는 KIA 양현종에게 안타 2개를 뽑아내 분명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kt 조범현 감독은 남태혁이 팀의 미래 중심타자로 성장하길 바라며 6일 삼성전에서 문상철이 부상을 당하자 7일 1군으로 불렀다. 그러나 곧장 남태혁을 경기에 투입하지 않았다. 조 감독은 “1군 분위기에 충분히 적응을 하고 나가는게 선수 본인에게 좋다고 본다. 오늘 삼성 선발이 차우찬이라서 우타자 남태혁을 써보고 싶지만 좀 더 익숙해진 다음에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9일 한화전에서 대수비로 1군 그라운드에 첫 발을 내딛은 남태혁은 10일 홈 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 출장했다.

남태혁은 양현종에게 안타 2개를 쳤고 볼넷 2개를 더하며 100% 출루했다. 데뷔전이지만 유인구에 속지 않고 차분히 자신의 히팅 존에 들어오는 공을 노렸다.

남태혁은 “생각보다 긴장하지 않았다. 첫 안타 때는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계속 지켜보며 시즌 종료까지 기회를 주겠다. 단 한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평가는 이르다. 1군에서 다양한 투수를 상대하며 스스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