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홈런공장으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했던 것만큼 폭발적인 홈런이 쏟아지지는 않았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6시즌 개막 직전 홈 팀 삼성을 포함한 10개 구단과 미디어, 팬들은 팔각형 구조로 지어진 라이온즈파크의 외야 펜스를 주목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개막 전 “라이온즈파크는 아름다운 구장이다. 팬들을 위한 편의성도 뛰어난 것 같다”면서 “다만 현장 감독으로 팔각형 구조로 왼쪽과 오른쪽 양 끝 펜스가 직선이기 때문에 홈에서 거리가 매우 짧다. 좌중간과 우중간은 기존 대구시민구장에 비해 6m정도 짧다. 홈런이 많이 나올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홈런으로 인한 빅이닝이 가능한 구장 같다. 개인적으로 라이온즈파크에서 만큼은 점수차로 인한 도루 등 불문율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라이온즈파크.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 라팍은 홈런공장?
라이온즈파크는 홈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는 좌우 99.5m와 중앙 122.5m이고, 펜스 높이는 3.2m로 기존 대구구장(좌우 99m·중앙 122m·높이 3.1m)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외야 펜스 직선구간은 분명히 짧아졌다.
19일까지 삼성은 라이온즈파크에서 59경기를 치렀다. 홈런은 총 146개 나왔다. 삼성 투수들이 허용한 홈런은 무려 88개다. 지난해 삼성은 시민구장에서 90개의 홈런을 맞았다. 지난해 홈구장 피홈런에 근접한 숫자다. 그러나 삼성 투수진이 지난해 비해 크게 약해졌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올 시즌 김기태가 13개, 윤성환과 정인욱이 각 8개, 김대우가 7개의 홈런을 라이온즈파크에서 맞았다.
반면 타자들은 58개의 홈런을 홈구장에서 쳤다. 지난해 삼성타선이 시민구장에서 기록한 76개와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다. 숫자만 비교했을 때 라이온즈파크의 홈런은 지난해 시민구장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박석민(NC),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의 공백이 가장 큰 원인이다. 리그 정상급 타자인 최형우는 시즌 홈런 28개 중 15개를 홈에서 기록했다. 예상했던 것만큼 폭발적인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 사진제공|SK 와이번스
● 진짜 홈런공장은 행복드림구장
올 시즌 진정한 홈런공장은 라이온즈파크가 아닌 인천SK행복드림구장이다. 19일까지 행복드림구장에서 나온 홈런은 181개다. 라이온즈파크에 비해 35개나 많다. 그러나 홈팀 SK는 홈런에서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 SK는 행복드림구장에서 총 91개의 홈런을 쳤고, 같은 기간 90개를 허용했다. 몇 해 전부터 정의윤 등 홈런타자를 수집하는 등 타자친화적 홈구장에 맞는 전력을 맞춘 결과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