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못해 팬들이 직접 나섰다. 지드래곤에 대한 악플이나 악성 루머를 유포하는 누리꾼을 고발하기로 했다. 동아닷컴DB
국내외 팬들 대상 소송비 모금도
지드래곤의 팬들이 악플러 처벌을 위해 직접 소송에 나선다.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의 팬클럽 ‘권지용 서포터즈’ 측은 지드래곤을 향한 악의적 댓글 작성자, 루머 유포자 등 악질 누리꾼을 대상으로 검찰에 ‘제3자 고발’하는 형식의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연예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며 가요계에서도 ‘권지용 서포터즈’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악성 댓글 등에 관한 소송은 대체로 소속사나 연예인 당사자가 진행하고, 팬들은 관련 증거자료를 확보해 전달하는 식의 ‘협조’로 이뤄져왔다. 하지만 지드래곤 팬들은 소속사나 당사자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더욱이 소송을 중도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악플러 처벌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굳은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지드래곤 팬들은 소송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0일부터 국내외 팬들을 대상으로 모금을 시작했다. 팬들은 작게는 수천원부터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지정된 계좌에 입금한 후 인증사진을 여러 팬 커뮤니티에 올리고 있다. ‘커피 값을 아껴 악플러 퇴치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글도 이어졌다.
이들은 악플러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자료를 수년간 수집해왔으며, 최근 지드래곤의 SNS 비공개 계정이 해킹 당한 사건을 계기로 실행에 옮기게 됐다. 권지용 서포터즈 측은 20일 자체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다년간 지드래곤을 향한 악의적인 여론 형성과 사생활 관련 루머, 근거 없는 비난, 심지어 최근의 해킹 사건까지 상황을 두고 보았을 때, 더 이상의 무대응은 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속사나 당사자의 고소 여부를 떠나 제3자 고발을 중간에 중단할 생각은 없으며 몇 차에 걸쳐서라도 강력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권지용 서포터즈’라는 한 단체가 아닌 ‘지드래곤 팬’의 이름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들은 평소 지드래곤의 생일 등 기념일에 맞춰 불우이웃을 돕는 등 팬덤의 긍정적인 모습으로 비쳤다. 이번엔 악플러를 직접 응징하는 절차에 돌입하면서 향후 연예계 팬덤 문화에 변화를 몰고올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지드래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도 21일 지드래곤의 비공개 개인 SNS 계정이 해킹을 당한 것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