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스포츠동아DB
한국시리즈 엔트리가 한 팀에 허용하는 인원은 단 28명. 9월부터 확대 엔트리가 시행돼 현재 32명에 이르는 인원이 1군에 머물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최소 4명의 선수들은 가을잔치를 그라운드 밖에서 지켜봐야한다. 주전 외 백업선수들에게 남은 6경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쟁구도는 최근 들어 더욱 치열해졌다. 군에서 복귀한 예비역들이 하나같이 제 실력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홍상삼은 복귀하자마자 마무리 자리를 꿰찼고,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돌아온 이용찬과 이원석도 복귀 첫 경기였던 22일 잠실 kt전에서 각각 1이닝 무실점 호투와 대타 희생플라이로 팀의 우승 확정에 공을 세웠다. 둘은 다음날 치른 23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한국시리즈 덕아웃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자신의 장기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백업 야수는 경기 막판 대수비와 대주자가 가능할 정도의 능력을 발휘해야하고, 불펜 추격조는 큰 점수차에서 안정적으로 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힘을 보여야한다. 한 자리라도 허투루 채울 수 없기에 이 같이 작은 차이에서 희비가 갈릴 수 있다.
행복한 고민 속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남은 시즌 휴식을 첫째 계획으로 내세웠다. 주력선수들이 올해 최소한의 휴식을 취했던 만큼 페넌트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컨디션 조절을 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두산은 우승 확정 직후 열린 23일 경기에서 주전 내야수 김재호와 오재원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킨데 이어 포수 양의지를 4회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러한 휴식 기조는 남은 2주간 계속될 전망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