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다음날 롯데전을 앞두고 NC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의 1번 기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나)성범이가 최근에 좋지 않다. 그래서 편하게 쳐보라는 의미로 1번 지명타자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선두 자리에서 가급적 많은 볼을 보라는 뜻이었다. 9월 20경기에서 타율 0.238로 부진한 중심타자를 배려하는 측면도 함께 담겨 있었다.
사령탑의 마음을 알아차렸던 것일까. 나성범은 이날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이후 볼넷과 좌전안타를 차례로 기록했고, 5회 득점까지 성공한 그의 이날 성적은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이다. 프로 첫 1번 출전 치고는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다.
하루 뒤 만난 나성범은 “타순이 너무 빨리 돌아와 경기 내내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감독에게 직접 언질을 받지 못한 터라 놀라기도 했지만, 신경 쓰지 않으려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대학 시절 몇 차례 있던 1번 경험도 도움이 됐다.
최근 부진에 대해서도 심경을 전했다. 나성범은 “막판 몸이 힘들긴 하지만 내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며 “기회가 적은 선수들도 많은데 계속해서 출전할 수 있는 점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페이스를 되찾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요새 밸런스가 무너져 타이밍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앞으로 다시 타격감을 찾기 위해 더 땀을 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