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보다 소신…그래서 더 빛나는 그들

입력 2016-09-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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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동원-심은경-윤시윤(맨 왼쪽부터). 동아닷컴DB

강동원, 독립영화 ‘가려진 시간’ 주연 “매력적인 장르”
심은경 다양성 영화·윤시윤은 단막극…‘작품성’ 선택

화려한 인기와 티켓파워로 이름값을 높인 스타들이 흥행에 안주하지 않고 실험적인 시도의 영화와 TV단막극을 선택하고 있다. 배우라는 본분에 충실해 소신을 드러내는 강동원과 심은경 그리고 윤시윤이 그 주인공이다.

강동원은 11월 영화 ‘가려진 시간’(제작 바른손이앤에이)으로 관객을 찾는다. 최근 성과주의에 치중한 한국영화의 제작 분위기를 고려할 때 등장 자체가 반가운 새로운 소재와 장르의 영화다.

‘가려진 시간’은 사라진 소년이 며칠 만에 어른이 돼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상황을 그린다. 기존 상업영화와 비교해 실험성이 짙은 탓에 신선한 기획에도 제작에 돌입하기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를 단박에 해결해준 인물이 바로 강동원이다. 그가 출연 의사를 밝히자마자 미진했던 투자는 물론 촬영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최근 ‘검은 사제들’과 ‘검사외전’의 잇단 성공으로 강동원은 영화계에서 가장 많은 시나리오를 받는 스타로 꼽힌다. 흥행이 보장된 블록버스터도 그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지만 강동원은 이를 마다하고 ‘가려진 시간’을 택했다. 일종의 ‘책임감’에서다.

‘가려진 시간’ 촬영을 시작하기 전 강동원은 “영화 제작에서 배우 캐스팅은 가장 중요한 단계 같다”며 “매력적인 장르이지만 캐스팅이 이뤄지지 않아 무산되는 영화들도 봐 왔다. 내가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전체’를 보는 강동원의 안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써니’와 ‘수상한 그녀’의 성공으로 ‘최연소 흥행퀸’으로 통하는 심은경도 이번에는 규모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에 눈을 돌렸다. 10월20일 개봉하는 ‘걷기왕’(제작 인디스토리)이다. 심은경의 참여 전까지 새로운 독립영화로 인식된 영화가 지금은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힌다.

“주인공이 중학생 때 내 모습과 똑같아 꼭 참여하고 싶었다”는 심은경은 선천적 멀미증후군에 시달리는 여고생을 연기한다. 걸어서 왕복 4시간 동안 등하교하는 소녀가 경보의 세계에 빠져드는 과정을 그린다.

강동원과 심은경은 단지 다양한 장르 영화에 참여하는 것에만 멈추지 않는다. 재능 있는 신인감독의 데뷔를 돕는 조력자 역할도 해낸다. ‘가려진 시간’과 ‘걷기왕’은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은 신인 엄태화와 백승화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윤시윤 역시 소신의 행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미니시리즈 대신 작품성을 내세운 TV 단막극을 택했다. 11월 말 MBC가 방송하는 3부작 ‘행동성연애’ 출연을 최종 조율 중이다. 드라마는 청춘을 상징하는 ‘혼족’을 소재로 판타지 요소를 결합한다.

군 입대 전까지 ‘총리와 나’ ‘나도, 꽃!’ ‘제빵왕 김탁구’ 등 장편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도맡았던 윤시윤은 이번 단만극 출연을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윤시윤 측 관계자는 “이야기가 좋으면 드라마 편수나 출연 분량은 연기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행동성연애’는 MBC가 2013년과 2014년 드라마 페스티벌이라는 제목으로 경쟁력 있는 젊은 연출자와 신인 및 기성작가의 만남을 통해 단막극을 선보인 데 이은 것이다. 3∼4편으로 편수가 줄었지만 단막극을 2년 만에 부활시킨 만큼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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