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칸토 “콜라보하고 싶은 가수는 다듀와 지드래곤”

입력 2016-09-30 17: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칸토, 사진=브랜뉴뮤직

래퍼 칸토의 이름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계기는 아무래도 ‘feat.OOO’라는 문구를 통해서일 것이다.

실제 칸토는 태연의 솔로곡 ‘I’의 라이브 피처링으로 무대에 함께 올랐고, 바다, 레이나, 리지, 서인영, 민아, 럼블피쉬, 이영현, 이선희, 15&, 애즈원, 김연우, 김현중, 김진표, 박혜경, 김그림 등 여러 인기 가수들의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물론 랩 피처링은 그야말로 피처링일 뿐 이 음악이 자기 것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 가수를 완전히 평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아이돌부터 보컬리스트까지 여러 장르의 가수들이 칸토를 랩 피처링의 주인공으로 선택했다는 것은, 적어도 칸토와 그의 목소리에 분명한 매력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이 칸토가 드디어 자신의 목소리와 음악을 온전히 담은 앨범을 발표했다.

칸토가 27일 발표한 첫 미니앨범 ‘14216’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생각과 감정들을 담아낸 앨범으로, 칸토 혼자서 앨범단위의 작품을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칸토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간 앨범을 만들었다. 내가 2년정도 공백이 있었는데, 그때 슬럼프가 와서 피처링만 했다. 2년의 공백기동안 어떤 걸 느꼈는지, 어떤 경험을 했는지, 어떤 느낀 점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알 수 있는 앨범이지 않나 싶다”라고 앨범에 대해 설명했다.

칸토, 사진=브랜뉴뮤직


이에 당연히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라고 생각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칸토는 “자전적인 내용도 있는데, ‘요즈음’ 같은 곡은 그런 색깔을 띄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곡은 자전적인 내용은 아니다. 나의 그런 심리상태, 성숙해졌다는 내용을 많이 담았다”며 “일단은 ‘요즈음’이라는 노래는 딱 21살, 22살때 느낀 점을 쓴 가사다. 이번 앨범에 가장 적합하지 않나 싶어서 선공개롤 했다. 그 외엔, 올해 초 지갑을 잃어버렸다 찾은 경험을 이야기식으로 쓴 것도 있고, 강박증이나 그런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심리상태를 비유적으로 썼다. 타이틀곡 ‘센 척’은 그런 심리상태를 여자 친구와 헤어진 상황에 비유해서 쓴 거지, 실제 이별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칸토가 이번 앨범을 심리상태에 초점을 맞춰 풀어낸 데에는 2년간의 공백기동안 겪었던 슬럼프와 관련이 있다. 그사이 칸토는 조바심을 느끼고 있었다.

칸토는 “흔들렸다. 문득 내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곡을 만들다가 주위에서 ‘이곡은 별론데’라고 하면 그게 되게 크게 오더라. ‘이러다 진짜 못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힙합씬이 크게 성장을 하면서 빨리 나도 뭔가를 해야 하는데, 맘에는 들지 않고 하다 보니 슬럼프에 빠졌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성격이 좀 예민한 거 같다. 내가 좀 단순하기도 하다”라고 슬럼프 기간 동안의 불안했던 심리상태를 털어놓았다.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역시 결과다. 앨범이 나오면서 칸토는 오히려 자신감에 찬 상태였다.

칸토는 “이번 앨범을 통해서 꾸준히 활동을 하려한다. 피처링으로도 활동을 하긴 했는데 이제 내 걸로 잘하려한다. 한 번에 주목을 받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걸 계기로 나도 이제 잘 되려고 한다”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칸토, 사진=브랜뉴뮤직


재미있는 점은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었던 랩 피처링이었지만, 인기 여자 아이돌과 호흡을 맞추는 일이 많아지면서 뭇 남성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다는 것이다.

칸토는 “목소리 톤이 약간 중저음이다 보니, 여성분을 잘 받쳐주는 느낌이 있어서 많이 찾는 게 아닌가 싶다”라며 웃었다.

사실 칸토가 정말로 콜라보레이션을 해보고 싶은 가수는 남자 가수다. 칸토는 “어려서부터,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은 콜라보레이션은 지드래곤과 다이나믹 듀오다. 다이나믹 듀오 형님들 음악은 내가 처음 들었던 랩이다. 처음 들었던게 ‘이력서’였다. 그다음부터 힙합에 미친놈처럼 빠졌다. 나에게 정말 큰 존재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드래곤에 대해 말을 할 때 “우리 지디형”이라고 ‘친한 척’을 하며 웃은 칸토는 “사실 처음에 빅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다. 그때 내가 소위 ‘힙찔이’였다. ‘저건 힙합이 아니야’라고 허세를 떨고 그랬는데, 나도 좀 크고 듣는 시야가 넓어지면서 정말 멋있더라. 비주얼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정말 멋있고 잘하니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됐고, 같이 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피처링은 피처링일 뿐, 가장 좋은 건 역시 자기 노래로 활동하는 것이다. 칸토는 “물론 피처링보다 내 노래로 활동하고 싶다. 내가 피처링 가수도 아니니까 빨리 내 걸로 활동하고 싶다는 욕심은 항상 있었다”라면서도 “그래도 최근에 서인영 누나나 태연 누나와 (무대를)함께 했을 때는 뭔가 득이 되는 게 많았다. 좋은 누나들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한 거 같다”라고 함께 무대에 오른 누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렇게 기다리던 앨범이 나온 만큼 칸토는 당분간 앨범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칸토는 “음악방송 활동도 한다. 아직 많이 잡힌 건 아닌데, 되는대로 하려 한다. 제일 하고 싶은 건 사실 공연이다. 공연하는 걸 좋아하는데, 내가 주인공인 공연은 아직 없고, 멜론에서 히든 스테이지는 예정이 돼 있다. 그리고 연말에 브랜뉴뮤직 브랜드 공연에서 단독공연을 할 거 같다. 그거 외에는 팬분들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지 않을까싶다”라고 활동 계획을 밝혔다.

이어 “이번 활동을 재개 하면서 제일 하고 싶었던 말은, 팬분에게 막연하게 기다려달란 말을 많이 했었다. 앞으로는 쉬지 않고 활동이나 음악을 계속하려고 하고 있다. 팬이 아니라 일반 리스너에게도 잘 지켜봐달라는 말을 기대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단기적으로는 ‘14216’의 활동이 목표겠지만, 장기적으로 칸토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칸토는 “일단은 음악을 꾸준히 낼 거 같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뭔가 한국힙합의 한 획을 긋고 싶었다. 힙합 1세대 하면 가리온, 주석 이런 이름들이 나오지 않나. 나도 나중에 한국힙합 하면 칸토라고 나올 수 있는 그런 래퍼가 되고 싶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는 래퍼도 되고 싶고, 또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래퍼가 되고 싶다”라고 거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14216’은 칸토의 큰 그림을 위한 첫 붓질이다.

칸토, 사진=브랜뉴뮤직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