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극구부인한 SK, 외부로 돌린 시선

입력 2016-10-19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민경삼 단장. 스포츠동아DB

SK는 프로야구단 중에서 비교적 ‘전문가’ 그룹에 속하는 인물이 많은 구단으로 꼽힌다. 야구인 출신인 민경삼 단장을 비롯해 잔뼈가 굵은 프런트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팀들이 모기업에서 수뇌부가 임명되거나, 프런트들도 비전문가들로 채워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과는 다르다.

감독 선임에 있어서도 SK는 항상 발 빠르게 움직이는 구단이었다. 현 수뇌부의 능력으론 감독 후보군과 접촉이 어려운 팀이 아니다. 게다가 SK는 전통적으로 모기업 윗선에서 감독 인선을 지시하기보다는, 구단 프런트의 선택을 존중해왔다. 다른 구단에 비해선 감독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적었다.

그러나 올 가을은 다르다. 마찬가지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새 판을 짜기 시작한 kt와 삼성은 이미 준플레이오프(준PO) 종료 전에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했다. kt와 삼성은 각각 조범현, 류중일 감독과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결별을 선택했다. SK도 마찬가지다. 김용희 감독과의 2년 계약이 끝났다. 그러나 SK는 김용희 감독과의 결별만을 공식 발표한 상태다. 새 감독 선임 작업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단 SK는 시즌 중반부터 제기됐던 염경엽 전 넥센 감독과의 계약설에 대해 극구 부인해왔다. 염 감독이 준PO 탈락과 동시에 예상보다 빨리 사퇴를 발표하자 의혹이 더욱 커졌으나, 민경삼 단장이 직접 나서 “염경엽 감독과 계약할 일은 없다”고 선언했다.

일련의 행보를 보면, SK 답지 않은 부분이 많다. 이미 김용희 감독과의 결별을 시즌 중반부터 준비했다. 만약 접촉설이 난 염 감독이 아닌 다른 후보군을 추렸어도 선임 작업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다. 여전히 악화되는 여론 탓에 계획을 틀었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민경삼 단장은 외국인 감독 후보군을 만나기 위해 19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외국인 감독까지 외연을 넓히겠다는 생각을 실천하기 위함이다. 구단 측은 ‘완전히 새 판을 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SK에 필요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는 말도 나왔다. 지금까지 감독들의 리더십만을 문제 삼았던 것과는 다르다. 실제로 실천할지가 관건이다.

SK가 외부로 시선을 돌린 상황에서 내부 단속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이미 구단에서 잔뼈가 굵은 A코치가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코치는 B구단 감독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C코치도 이동을 고려 중이다. 인천, 그리고 SK 프랜차이즈로 코칭스태프를 꾸려온 SK에 균열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