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 ‘PS 34.1연속이닝무실점 新’ 니퍼트, 에이스란 이런 것!

입력 2016-10-29 18: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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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34.1연속이닝무실점 新’ 니퍼트, 에이스란 이런 것!

그가 왜 가장 중요한 경기에 나서야 하는지를 입증하는 위력적인 투구였다.

두산의 자타공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5)가 다시 한번 위력을 뽐냈다. 니퍼트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1차전에 선발등판해 NC 타선을 상대로 8이닝 2안타 4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그의 역투 속에 두산은 연장 11회 혈전 끝에 오재일의 KS 사상 최초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1-0 승리를 거두고 귀중한 첫승을 올렸다. 니퍼트는 데일리 MVP에 선정돼 100만원 상당의 타이어 상품권을 받았다.

다른 설명은 필요치 않았다. 두산의 막강한 전력을 설명하는 데는 니퍼트란 이름 하나로 충분했다. 올 시즌 두산 덕아웃에선 ‘니퍼트’, 이 한 마디가 두 차례 등장했다. 9월1일 잠실에서 kt를 1-0으로 꺾은 직후 두산 김태형 감독은 승리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니퍼트”라는 이름만을 외친 채 다른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 이날 완봉승을 따낸 니퍼트가 승리 그 자체였다는 의미였다.

이름 석 자가 다시 한번 불린 때는 한국시리즈 직전인 26일 열린 두산의 청백전이었다. 청백전을 앞두고 주전포수 양의지는 ‘현재 두산 투수진 가운데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니퍼트”라고 답했다. 옅은 웃음 속에 확신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다.

KS 1차전은 왜 두산이 그토록 니퍼트를 신뢰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마운드에 처음 오를 때부터 다시 덕아웃으로 향할 때까지 니퍼트는 위력을 잃지 않았다.

이날 눈에 띄는 점은 직구 자신감이었다. 니퍼트는 1회초 선두타자 이종욱을 상대로 던진 초구부터 2회 테임즈를 상대로 던진 6구째까지 21개의 공을 연속해서 직구로 꽂을 만큼 구위에 자신감을 보였다. 1회말 NC 선두타자 이종욱을 시작으로 박민우와 나성범에게 모두 직구만을 던졌다. NC 타선은 이를 알고도 공략하지 못했고, 1회를 결국 삼자범퇴로 마무리 지어야 했다.



2회에도 초구는 역시 직구였다. 니퍼트는 2회 선두타자 에릭 테임즈에게 초구부터 6구까지 모두 직구를 던지며 상대를 압박했다. 그리고는 이날 경기의 첫 번째 변화구였던 7구째 체인지업(시속 133㎞)을 섞어 유격수 직선타로 테임즈를 잡아냈다.

감을 잡은 니퍼트는 이후 완벽한 피칭을 이어갔다. 5회까지 퍼펙트게임 행진을 펼쳐나가다 6회 선두타자 김성욱에게 첫 볼넷을 허용했다. 7회 1사까지는 노히트 행진을 질주하며 상대 출루를 용납하지 않았다. 비록 7회 1사 후 나성범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0의 행진을 이어갔다.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니퍼트의 이날 성적은 8이닝 2안타 4삼진 2볼넷 무실점. 116구를 던지며 이닝이터의 면모도 함께 선보였다. 최고구속 156㎞의 직구를 71개(61.2%)나 던졌다. 그리고 날카로운 슬라이더(24개)와 체인지업(17)를 곁들여 NC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이날 니퍼트는 또 하나의 대기록도 함께 세웠다. 역대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최다 연속이닝 무실점 신기록. 지난해까지 26.1연속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니퍼트는 이날 8이닝 무실점을 추가해 34.1연속이닝까지 기록을 연장했다. 그러면서 종전 최고 기록인 현대 김수경의 27.2연속이닝 무실점(1998년 KS 2차전~2000년 KS 4차전)을 넘어서는 가을의 전설을 썼다.

● 더스틴 니퍼트=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었기에 8회까지 던지겠다고 한용덕 투수코치에게 말했다. (직구 위주 승부였는데) 정규시즌과 비슷한 패턴으로 던졌다. 다행히 직구에 힘이 있어서 자신감을 갖고 던졌다. 그리고 좌타자를 상대로 몸쪽 코스가 잘 먹혀들었다. (가을야구 준비는 어떻게 했는지) 한국시리즈 직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다소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일본에서 비로 취소된 연습경기도 있었고. (이날 세운 PS 연속이닝 무실점 신기록에 대해) 개인기록은 상관없고,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 향후 불펜 등판 여부 역시 코치진과 상의 후 결정할 예정이다. (MVP 상품으로 타이어를 받았는데) 어떻게 사용할지는 아직 결정 못했다(웃음).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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