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최소 투수기용에서 읽을 수 있는 것들

입력 2016-11-02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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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은 한국시리즈(KS)에서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짰다. KS 3차전까지 3연승을 하는 동안 두산이 쓴 투수는 단 5명이다. KS 1~3차전 선발인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이외에 불펜에서 이용찬, 이현승만 나왔다. KS 4차전 선발 유희관까지 사실상 두산은 투수 6명으로 KS를 돌파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투수 엔트리 절반이 ‘관중’이나 다름없이 됐다. 결국 두산의 의도대로 KS가 풀리는 한, 6명의 불펜투수는 못 나온다고 봐야 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발을 최대한 끌고 가는 노선과 더불어 KS 2차전과 3차전 막판, 점수가 벌어졌는데도 이현승과 이용찬을 선택해 NC에 틈을 주지 않았다. KS 3차전까지 29이닝 1실점이 그렇게 이루어졌다.

김 감독은 ‘힘으로 누른다’를 KS 테마로 설정했다. 김 감독의 기질에 걸맞게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두산이 가장 잘하는 것으로 압도하는 방향을 택했다. 처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를 내놓는 것이다.

철저하게 KS에서는 믿는 투수만 쓰고 있다. 단기전에서 무리는 필요악이라고 생각한다. 1차전에서 2.1이닝을 던진 불펜 에이스 이용찬을 2차전에 불펜 대기시켰고, 3차전 6점 차에서도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2차전 선발 장원준이 6회 손가락 물집이 잡혔음에도 9회 2사까지 던지게 했고, 3차전 선발 보우덴이 7이닝 투구 후 ‘그만 던지겠다’고 했음에도 ‘8회까지 던지라’고 잘라 말했다. 주어진 상황에서 뒤를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두산의 저돌성 앞에 NC는 상황을 반전시킬 틈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마산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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