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 경기가 열렸다. 8-0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전 전승으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두산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마산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시즌 내내 두산엔 큰 위기가 없었다. KS에서도 두산은 마운드와 타선, 수비까지 견고했다. 4경기 내내 흠잡을 데 없이 정규시즌 우승팀다운 실력을 뽐냈다. 두산의 가장 큰 장점인 선발진은 KS에서 한 이닝을 더 끌고 가는 능력을 선보이며 상대를 압도했다. 투수 출신으로 ‘타고투저’ 시대에 강력한 모습을 보인 선발진이 더욱 대단해 보인다.
여기에 타선은 1번부터 9번까지 짜임새가 있었고, 수비에선 견고함으로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두산 선수들에겐 ‘우승의 자격’이 느껴졌다. 특히 양의지의 노련함은 더욱 농익었다. 투수들이 큰 경기에서도 시즌 때처럼 던질 수 있게 이끌어줬다. 시즌 전 김현수 공백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이 훌륭히 메워줬다. 두터운 야수진이 돋보였다.
두산이 자랑하는 선발진 ‘판타스틱4’의 마지막 주자 유희관은 1회 다소 흥분된 모습이었다. 앞에 3명이 워낙 잘 던졌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2회부터 본인 궤도를 찾았다. 3일 쉬고 나온 NC 선발 재크 스튜어트는 체력이 확실히 떨어져 있었지만, 속도가 아닌 공의 움직임으로 승부해 5이닝을 잘 버텼다.
유희관이 우타자 상대로 던지는 싱커성 체인지업은 이날 NC 타자들의 패인이 됐다. NC는 우타자 모창민과 권희동을 선발출장시키는 등 라인업에 변화를 줬지만, 이들을 포함해 박석민, 김성욱, 손시헌까지 우타자들이 모두 이 공에 당했다.
NC 우타자들은 바깥쪽으로 나가는 이 공의 궤적과 정반대인 ‘아웃-인’ 스윙을 가져가면서 전혀 힘을 싣지 못했다. 바깥쪽으로 끊어 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인플레이타구를 만들기 위한 컨택트가 필요했다. 그러나 NC 우타자들은 급한 마음에 강하고 큰 타구를 만들려고만 했다.
두산 양의지. 마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역시 양의지가 일등공신이었다. 양의지는 투수가 좌우 코너워크가 안 되면, 높낮이로 승부하는 게 가능한 수준의 포수가 됐다. NC 타자들이 아웃-인 스윙을 가져가니 우타자 상대로 몸쪽 아주 깊게, 또 타자의 배트가 나올 때는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꺾이는 공을 유도해 상대를 공략했다.
김재환은 시리즈 내내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여러 가지를 해내는 모습이었다. 사실 외야 수비력이 공격력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경기에서 나오는 제스처나 호수비, 홈런 친 이후 표정만 봐도 긴장감 없이 긴장한 기색 없이 안정감 있게 플레이한 걸 알 수 있었다. 김재환은 올 시즌 활약이 우연이 아니라는 걸 공수에서 완벽히 보여줬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