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남자’ 김호남, 제주에서 초심 찾은 사연

입력 2016-11-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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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김호남. 스포츠동아DB

광주FC의 붙박이 스트라이커에서 제주에서 조커로 역할 변화
출장시간의 소중함 깨달아
제주의 환경에 늘 감사, 잊지못할 경험 될 것


제주유나이티드 공격수 김호남(27)에게 2016년 제주에서의 한 시즌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2016시즌을 앞두고 광주FC에서 제주로 이적하면서 그는 경기는 물론이고 평소 생활에서 작은 부분까지 변화가 생겼다. 낯선 환경 속에서의 변화였지만, 김호남은 이를 즐겼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배움도 얻었다.

제주 김호남.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준비된 남자의 ‘조커 적응기’

제주에서 김호남은 주로 ‘조커’로 활용됐다. 후반에 투입되어 경기 흐름을 바꾸는 역할이었다. 그는 올 시즌 30경기에 출전했는데, 그 중 19번이 교체 출전이었다. 한정된 출전시간 속에서도 7골·3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10월15일 전북현대와의 경기에서는 두 팀이 2-2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39분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전북에 올 시즌 첫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스플릿라운드 이전까지 제주의 사령탑을 맡았던 조성환 수석코치는 “김호남은 준비된 선수다. 출전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다”라고 칭찬한 바 있다.

김호남은 경기 출전에 대한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그는 “나는 경기에 대한 소중함을 아는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3년간 광주FC에서 주전으로 뛰면서 그걸 망각하고 있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참 간사하다는 말이 그래서 있는가보다. 제주에 와서 그 소중함을 다시 느꼈다”며 웃었다. 이어 “교체 출전을 하니까 컨디션 조절이 어렵더라. 내 나름대로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꾸준히 운동을 했는데, 조 코치님이 잘 봐주신 것 같다. 조 코치님이 감독님이실때 내가 경기력이 안 좋을 때도 꾸준히 출전을 시켜주셔서 경기감각을 유지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제주 김호남.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 제주에서의 잊지 못할 경험

경기 뿐 아니라 생활면에서도 큰 변화가 생겼다. 그가 줄곧 몸 담아온 시민구단 광주와 기업구단(SK에너지)인 제주는 환경 자체가 너무 달랐다. 생활환경 하나하나에 감사함을 느꼈다. 김호남은 “처음 팀에 합류해서 깜짝 놀랐다. 팀이 언제든 쓸 수 있는 잔디구장이 2개, 인조잔디구장이 1개가 있었고 내 라커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축구화 건조기 까지 있는 걸 보고 세세한 부분까지 구단에서 신경을 써준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팀이 이렇게 선수를 위한 편의를 봐주는데, 어떻게 열심히 안할 수 있겠나. 팀 분위기도 가족적이고 좋다. 제주에 처음 올 때만해도 잘 아는 선수가 없었는데,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상위 스플릿에서의 순위 경쟁도 김호남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다. 제주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에서 사실상 3위 자리를 확보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설 예정이다. 김호남은 “서울 원정에서 8년 만에 승리도 거두고 전북의 무패행진도 우리가 막았다. 거기에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눈앞이다. 그동안은 주로 잔류 경쟁을 했었는데, 제주에 와서 상위권 싸움을 하면서 성적에 대한 압박과 부담도 느껴봤다. 상무 입대 테스트를 통과하면 내년에는 상주상무에서 뛰는데 군 생활은 물론이고 앞으로 내가 축구를 하는 데에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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