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티아라, 팬들과 함께하는 ‘시즌3’

입력 2016-11-08 1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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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데뷔 8년차를 맞은 티아라는 그 유명한 ‘왕따 논란’을 기준으로 정확하게 전성기와 침체기를 나눌 수 있는 그룹이다.

2009년 데뷔한 티아라는 같은 해 발표한 ‘보핍보핍’이 1위에 오르며 인기 걸그룹의 대열에 합류했고, 2011년 발표한 ‘롤리폴리’가 그해 가장 많이 플레이된 곡에 선정될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해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티아라의 이런 인기는 이후 발표한 ‘Cry Cry’, ‘Lovey-Dovey’, ‘Day by Day’까지 쭉 이어졌지만 2012년 7월 ‘왕따 논란’이 발생하면서 모든 상황은 순식간에 뒤바뀌어버렸다.

논란이 일어난 지 단 며칠 만에 티아라를 바라보는 시선은 ‘국민적 걸그룹’에서 ‘국민적 악녀’가 됐고, 당연히 티아라의 이미지와 인기는 나락으로 떨어져 지금까지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제 와서 왕따 논란은 언급하는 이유는 누군가를 상처주기 위해서도, 반대로 누군가를 옹호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단지 티아라라는 그룹이 전성기와 침체기를 누린 ‘기간’에 주목하기 위해서이다.

티아라가 전성기를 누린 기간은 데뷔 이후 약 3년 6개월이고, 침체기를 겪은 기간은 2012년 8월부터 약 4년간이 되어가고 있다.

즉 현시점에서 침체기가 더 길어지긴 했지만 2016년을 기해 전성기와 침체기를 보낸 기간이 같아진 셈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9일 발매하는 12번째 미니앨범 ‘REMEMBER’는 티아라의 새로운 전기를 준비하는 앨범의 성격이 강하다.

물론 ‘REMEMBER’가 티아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한 번에 뒤집을 앨범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침체기 동안의 티아라가 자신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와 관계없이 정면 돌파를 시도해 왔다면, 이번 ‘REMEMBER’는 티아라가 먼저 한발 더 다가가려는 의도가 분명히 담겨 있다.

효민은 “우리가 ‘그일’이 있을 때 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가 은메달을 땄다. 그리고 올해 휴대폰을 보다가 박태환 선수가 나왔고, 그때 ‘올림픽이네. 와! 4년이다’라고 깨달았다. 그리고 7년 반 활동을 했는데 즐겁게 활동한 기간보다 힘든 기간이 길어졌다는 생각이 딱 들더라”라고 ‘시간’에 의한 미묘한 감정의 동요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 감정의 동요가 어떻게 보면 ‘REMEMBER’의 키워드이기도 하다. 감정의 동요에는 티아라 스스로 힘든 것도 힘든 것이지만,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크다.

티아라,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일단 ‘REMEMBER’의 타이틀곡 ‘TIAMO(티아모)’는 티아라가 데뷔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미디움 팝 장르의 타이틀곡이다.

지연은 “그동안은 뚜렷한 콘셉트를 갖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없다”라고 말했고, 은정도 “그동안은 항상 독특한 콘셉트를 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어떻게 보면 우리에겐 이게 제일 큰 변신이다”라고 ‘TIAMO(티아모)’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효민은 “우리가 변신을 시도하려고 해서 이런 장르를 선택한 건 아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해’ 그런 거보다 활동 자체에 의미가 있고, 즐겁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

은정은 “한국팬을 만날 기회가 많이 없어서 팬 여러분을 만나고 싶었다. 이곡을 들었을 때 우리 여섯 명이 따로 얘기한 게 아닌데 다 팬을 생각했다. 받는 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에 ‘이번 활동은 팬 여러분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자’하고 나온 앨범이다. 활동자체를 활발하게 하고 싶은 기분이다. 활동 자체가 고맙다”라고 꾸준한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한 앨범임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 ‘REMEMBER’는 팬들에 대한 미안함을 갚기 위한 앨범이기도하다.

소연은 “우리는 우리 일이니까 (비난을)참고 견디고 하는데, 팬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니 그게 미안하더라”라고 ‘왕따 논란’ 이후 팬들까지 비난에 휩싸인 것에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어 은정은 “우리 티아라팬이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다.

정리하면 ‘REMEMBER’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건 아니더라도, 적어도 비난과 조롱의 아이콘을 벗어나 티아라 스스로도 팬들도 떳떳하게 활동하기 위한 스타트 라인인 셈이다.

드라마로 치면, 데뷔 이후 전성기가 티아라의 시즌1, ‘왕따 논란’ 이후 4년간의 침체기는 시즌2에 해당하고, 작은 변화가 담긴 ‘REMEMBER’부터는 시즌3가 되는 셈이다.

앞서 말했지만, 어떤 변화가 담겼다고 해서 ‘REMEMBER’를 통해 지금까지의 티아라에 대한 인식을 한 번에 확 뒤바뀌는 건 불가능하다.

이는 티아라 본인들도 알고 있다. 일례로 은정과 소연은 “그냥 체념하고, 깔아놓고 가는 기분이다. 아픈 건 똑같은데 그냥 받아들이고 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티아라,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심지어 이들은 소속사 후배인 다이아에 대해 일종의 죄의식까지 지니고 있었다.

은정은 “(다이아에게) 제2의 티아라라고 말이 나오면 미안하다. 일부러 얘기를 안한다”라고 말했고, 소연은 “사적으로는 친한데 우리가 먼저 (다이아의 선배라고)이야기하기가 좀 그렇다. 우리가 이미지가 좋은 걸그룹이 아니라서, 우리 때문에 피해가 가면 안 되기 때문에 더 얘기를 안 하게 되는 거 같다. 그래서 그냥 뒤에서 응원을 한다”라고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있음을 털어놓았다.

그렇기 때문에 티아라 스스로도 ‘되돌리는 게’ 아니라 ‘없애기 위해’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은정은 “솔직히 할 수 있는 건 다해보고 싶다. 우리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다. (과거로)돌릴 수 없는 건 아는데 ‘그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은 한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고, 효민은 “(지금은)돌리고 싶은 게 아니라, 활동을 하면서 없애려는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티아라는 냉정하게 또 뜨겁게 자신들의 ‘시즌3’를 준비하고 있다. 또 한 가지, 그렇다고 이 ‘시즌3’가 티아라의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이다.

효민은 “우리끼리 가끔 하는 얘기가 있다. ‘애증의 티아라’라고 한다. 너무 밉고, 싫고, 힘들고, 버리고 싶으면서도, 그만큼 되게 소중하고 또 전부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증의 티아라라고 한다. 우리는 끝까지 가지고 가고 싶은 하나다”라고 말했다.

소연도 “우리끼리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한 게 티아라라는 이름을 깨지 않고 끝까지 가고 싶다고 했다. 언젠가는 각자의 자리에 있을 때, 계속 활동하는 친구도 있고, 아닌 친구도 있을 거다. 그래도 티아라는 언제든지 팬들이 있다면 공연도 하고 앨범을 낼 수 있는 그런 팀으로 남자라는 얘기를 했다. 여섯 명 다들 그런 마음이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고맙다. 결혼해도 애가 있어도 힘닿는 데까지 이어가고 싶다”라고 ‘티아라의 시즌’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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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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