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男과 女①] 가슴을 후벼 파는 가창력…역시! 효린

입력 2016-11-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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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효린.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 보는,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효린의 두번째 미니앨범 ‘잇츠 미(It’s Me)’

3년 만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파라다이스’를 비롯해 ‘러브 라이크 디스’ ‘원 스텝’ 등 총 6곡 수록.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작업한 미국 작곡가 엘라니 조이 폰타나 등 글로벌 뮤지션들 대거 참여.



● 히트다히트

한 마디로 ‘솔로 아티스트 효린’의 진가를 잘 느끼게 해주는 앨범이다. 대중성과는 거리가 조금 있지만, 음악을 많이 듣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트랙들로 채워져 있다. 무엇보다 음원차트 순위보다는 자신만의 음악성으로 자존심을 세우려는 태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효린은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가창력 아이돌’. 하지만 고음이나 기교에 신경을 쓰지 않고 곡을 소화하고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느낌이다.

2013년 첫 솔로음반에서는 씨스타의 색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인상을 줬지만, 이번엔 효린이 솔로가수로서 나름의 색깔을 갖춘 것 같다. ‘이게 나야’라는 의미의 ‘잇츠 미’란 앨범 타이틀을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잇츠 미’는 흑인음악으로 채워졌다. 효린은 흑인음악의 범주 안에서 다양한 색깔을 보여준다. 펑키하고 도회적인 분위기의 알앤비 넘버 ‘파라다이스’가 타이틀곡이지만, 긴장감과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에 리드미컬한 가창이 유감없이 발휘된 ‘도프’를 이번 앨범의 대표곡으로 꼽고 싶다. 미리 음원으로 공개한 두 곡, 도끼가 랩 피처링한 ‘러브 라이크 디스’, 박재범이 쓸쓸한 목소리로 참여한 1990년대 알앤비 스타일의 ‘원 스텝’은 다소 대중적이다.

고음을 매끄럽게 내고, 호소력 짙은 음색을 가진 가수가 부르는 ‘짠한’ 발라드 한 자락. 요즘 같이 찬바람 부는 계절에 가슴을 후벼 팔 수 있는 그런 음악이면 정서적 만족감이 대단할 것이다. 효린에게 다이내믹한 고음과 슬픈 서정으로 가을의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을 기대한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잇츠 미’는 미국식 음악이라 호불호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뽕끼’ 있는 한국형 발라드의 감성을 기대한 이들에겐 아쉬울 수 있고, 음악을 음원차트 순위로 평가하던 사람들에겐 안타까울 수 있다.

그래도 효린은 자신만의 색깔을 지닌 아티스트로 성장해나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 평점 아이콘, 이렇게 갑니다


● 히트다 히트
말이 필요할까요.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 알쏭달쏭
지금은 모르겠네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건 아니야
시간과 돈이 아까울 수 있습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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