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이정협. 스포츠동아DB
결국은 실력으로 비난여론 잠재워야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벼랑 끝에 서 있다. 11월 2차례 A매치(11일 캐나다전·15일 우즈베키스탄전)에 그의 운명이 걸려있다. 15일 우즈벡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 5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대표팀 지휘봉을 유지할 수 있다.
종목을 불문하고 지도자들은 경기에서 자신이 가장 믿는 선수들을 활용하기 마련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11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대표팀에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스트라이커 이정협(25·울산현대·사진)을 발탁했다.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 취임 초기 대표팀 핵심 스트라이커였다. 대표팀 발탁 이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2부리그(K리그 챌린지) 공격수였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 속에 태극마크를 달고 2015호주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하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대표팀의 2016년 첫 경기로 3월 24일 안산에서 벌어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레바논전에서 골을 터트리며 1-0 승리를 안기는 등 A매치 14경기에서 4골을 뽑아내며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그러나 3월 레바논전을 끝으로 이정협은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31일 11월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정협을 포함시켰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를 대표팀에 뽑겠다’던 자신의 원칙까지 깨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이정협은 11월 대표팀 소집 명단이 발표된 이후 펼쳐진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경기(6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도 슈팅 1개만을 기록했을 뿐 골을 터트리진 못했다. 올 시즌 클래식 30경기에서 4골·1도움에 그쳤다. 이번 A매치에서도 골을 신고하지 못한다면, 자신은 물론 슈틸리케 감독까지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돌파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바로 ‘골’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