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音담잡담] EXID 하니, ‘메모 습관’이 부른 행운

입력 2016-11-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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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EXID 하니. 동아닷컴DB

렌즈 후기 전달 덕에 모델 재계약
산문 등 형태로 대중에 공개 검토

걸그룹 EXID의 하니는 털털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EXID의 ‘역주행 신화’를 불러온 ‘섹시 직캠’의 주인공이지만,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모습은 영상 속 섹시한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털털하다 못해 민망할 정도로 내숭 없는 모습은 너무 인간적이기까지 했다. 여기까지는 하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 만한 이야기다.

여기, 대중이 잘 모르는 하니의 특별한 습관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하니는 평소 아주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기록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항상 끼고 다니는 다이어리에 그날 스케줄부터 자신이 머문 곳의 분위기, 당시 기분, 떠오른 생각,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 등 아주 세세한 것까지 메모를 한다. 혼자 있는 시간에도 그때그때의 단상을 글로 적어둔다. 별별 시시콜콜한 것까지 깨알 같은 글씨로 다이어리를 채우다보니, ‘그렇게 메모해서 어디에 쓰느냐’고 주위의 호기심 섞인 핀잔을 듣기도 한다. 두툼한 다이어리 때문에 작은 가방도 불룩해지지만 하니는 별로 불편해하지 않는다.

하니의 메모는 때로 요긴하게 쓰인다. 소속사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면서 과거의 발언 내용이나 중요한 정보가 생각나지 않을 때 관계자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회의록’이 된다. 누구의 기억이 맞는지 대립할 때도 중요한 증거로 쓰인다.

나아가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하니는 작년 한 렌즈 제품의 모델이 됐다. 해당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하니는 후기를 꼼꼼히 작성했고, 주변에 렌즈를 나눠준 후 그들에게 들은 사용담도 메모해뒀다. 그렇게 작성해둔 후기가 약 30편. 하니는 모델 계약이 끝나갈 무렵 자신과 주변의 사용후기를 정리해 해당 업체에 “참고하시라”며 전달했다. 이 때문인지 모르지만 하니는 그 업체와 최근 재계약했다. 평소 습관대로 한 일이 모델 계약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하나의 메모 습관을 무심히 보아온 소속사 측은 결국 그 활용 방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메모 중 대중에게 공개할 만한 것을 선별해 산문 등 형태로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중이 ‘하니’라는 사람을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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