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드라마 인기를 주도한 박지은, 김은숙 작가가 나란히 차기작을 들고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약속이나 한 듯 판타지 로맨스물을 내세웠다. 박 작가의 ‘푸른 바다의 전설’과 박 작가의 ‘도깨비’(아래). 사진제공|문화창고·화앤담픽쳐스
바닷속 장면-이승과 저승 CG 대결도 눈길
김은숙 작가와 박지은 작가의 ‘글빨’ 대결은 모두 해외 촬영과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을 투입한 판타지 로맨스 장르라는 점에서 우위를 점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야기의 힘 말고도 외형의 요소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름될 수도 있다.
김은숙 작가의 신작 tvN ‘도깨비’는 캐나다의 광활한 자연을 최대한 활용한다.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공유), 기억상실증에 걸린 저승사자(이동욱), 죽음을 거스른 인간(김고은) 등 독특한 설정의 캐릭터들이 지닌 오묘한 분위기를 자연에서 찾았다.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저승 속 모습도 가능한 캐나다에서 찍어 시청자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의 느낌을 전하는데 중점을 뒀다.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은 스페인을 배경으로 전지현과 이민호의 연기를 담았다. 인어 역을 맡은 전지현이 헤엄치는 모습 등 국내에서 다소 촬영하기 버거운 바다 속 장면을 대부분 현지에서 해결했다. 바르셀로나로 이동해서는 두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데이트를 하는 등 이국적인 분위기를 한껏 살리며 도시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두 작품 모두 CG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CG는 판타지 장르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느낌을 배가 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인어의 이야기라는 설정상 물 속에서 그려지는 장면이 많아지면서 CG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전지현이 바다 속에서 수영하는 모습 뒤로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이 움직이고, 이야기의 설정에 걸맞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돌 등이 실재하는 바다를 찾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도깨비’의 경우에도 등장인물이 대부분 ‘비(非) 인간’의 설정이지만 이들이 현세에서 인간과 어울리는 이야기를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 CG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도깨비가 되기까지 인물의 과거 이야기와 저승의 인물이 인간과 만났을 때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 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CG 힘을 빌렸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