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리. 동아닷컴DB
김기리는 10일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동아닷컴에 “일을 하면서도 ‘내가 언제까지 이 일을 얼마나 잘 해낼수 있을까’ 싶었다. 때로는 많이 불안해하기도 했다”면서 “얼마 전 고등학교 동창들과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나뿐 아니라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을 느꼈다. 그 불안의 중심에는 ‘돈’이 있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수저와 사다리’의 소재는 무거울 수 있다. 이를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맡아서 희극인으로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창사특집 SBS 대기획 ‘수저와 사다리’는 상위 1%와 하위 99% 간의 소득 불균형이 점점 심화돼 출생이 곧 신분을 결정하는 카스트와 같은 새로운 계급 사회가 도래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망가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기획 의도에서 출발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김기리는 땅 문제에 집중 조명한 1부 ‘드림랜드, 네버랜드’에 함께했다.
앞서 황채영 작가는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서로 SBS홀에서 진행된 SBS 창사특집 대기획 ‘수저와 사다리’ 기자간담회에서 김기리를 1부 ‘드림랜드, 네버랜드’에 내세운 이유로 “돈이 없어서”라고 말했다. 출연자 디스(?)에 가까웠지만 여기에는 깊은 뜻이 있었다. 김기리야말로 시청자와 멀지 않은, 소시민을 대표할 수 인물에 적격이었기 때문.
황 작가는 “김기리가 부동산에 관심이 없더라. 돈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땅에 대한 아이템을 진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땅에 관심 있느냐’고 물어보면 다들 ‘관심 없다’고 하더라. 땅을 살 돈이 없으니까 땅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기리는 현재 영등포에 전세 2억원 집에 살고 있다. 최근에는 경차를 샀다고 하더라. 대한민국 평균 소시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부동산에 관심도 없고 돈도 없는 김기리는 우리 프로그램에 제격이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김기리도 느낀 점이 많다더라”고 덧붙였다.
김기리는 이와 관련해 “제작진이 둘 중 하나는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내가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그러면서 “‘수저와 사다리’를 촬영하면서 현실을 알게돼 많이 우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덕분에 돈과 부동산 모두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창사특집 SBS 대기획 ‘수저와 사다리’는 불로소득(땅) 노동소득(임금) 기본소득 등 소득 3부작으로 구성됐다. 먼저 13일 방송되는 1부 ‘드림랜드, 네버랜드’는 불편한 땅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을 개그맨 김기리와 함께 드라마 타이즈 형식으로 풀어냈다. 이어 20일 2부 ‘닭 값과 달 값’에는 물가와 임금 문제를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집중 조명했다. 마지막으로 27일에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인물들이 모여 기본소득 실험 게임을 하는 모습을 담은 3부 ‘모두의 수저’가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