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상대가 이런 전술을 쓰면 볼이 없는 반대쪽 공간이 많이 생기기 마련이다. 선수들이 넓게 서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준비를 사전에 했어야 했다. 한국은 이날 4-1-4-1 포메이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2명으로 남태희와 구자철을 기용했다. 두 선수가 측면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해줬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경기를 보면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우즈벡이 최근 치른 경기를 보면서 플레이 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했을 텐데, 효과적 공략법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즈벡이 이런 스타일의 경기를 할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집중적으로 테스트했어야 한다. 그러나 캐나다전에선 그런 테스트를 한 느낌을 못 받았다. 우즈벡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못한 것인지, 아니면 상대를 공략할 준비를 하지 못해 수비를 깰 만한 약속된 플레이가 없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전반 25분 실점 장면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볼을 잡았을 때 상대는 강한 압박으로 볼을 뒤로 돌리도록 만들었다. 그럴 때 수비에서 백패스가 나왔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뒤로 볼을 돌리면 안 됐다. 상대가 원하는 바를 우리가 이행한 것밖에 되지 않았다.
후반 교체 카드를 사용하면서 상대 수비라인에게 조금 부담을 주는 데 성공했고, 상대 수비도 전반과 달리 약간 내려서는 모습이었다. 그 덕에 우리 공격이 조금 살아나며 동점골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동점골 이후 전반과 비슷한 양상으로 돌아갔다. 결국 역전골도 넣었지만 사전에 ‘상대 수비를 깨뜨리기 위한 약속된 플레이가 있었을까’라는 의구심을 지울 길이 없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전 성남FC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