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목숨 건 연애’가 12월 개봉을 앞두고 웃기도 뭣하고 뭐라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에 처했다. 주연 배우 하지원의 대표 캐릭터인 드라마 ‘시크릿 가든’ 길라임이 비선실세 최순실로 시국이 혼란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가명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영화 ‘목숨 건 연애’는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연쇄살인사건을 둘러싼 세 남녀의 아찔하고 달콤한 비공식수사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하지원이 베스트셀러를 꿈꾸는 추리소설 작가 한제인 역, 천정명이 그녀만을 바라보는 순정파 지구대 순경 설록환 역, 진백림이 미스터리한 매력을 풍기는 제이슨 역을 맡았다.
17일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목숨 건 연애’ 제작보고회에서 송민규 감독은 “웃기지만 살 떨리는 수사극과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가 함께 있다”고 짧게 작품을 소개했다.
송민규 감독은 또 하지원, 천정명 캐스팅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송 감독은 “하지원이 하드캐리하는 영화다. 시나리오를 쓸 때 대한민국 감독들은 하지원을 1순위로 한다. 일반적인 여전사 이미지가 아닌 실제로는 소탈하고 여성스럽다고 하더라. 잘 표현하면 될 거 같았다. 캐스팅 제의를 받아들였고 ‘만세’를 외쳤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천정명에 대해선 “우여곡절이 많았던 캐릭터였다. 늦게 합류해서 준비 시간이 부족했겠지만 정말 많이 노력을 하더라. 하지만 천정명이 연기하지 않았다면 설록환 역할이 이렇게 살아있을 수 없었고 작품 역시 분위기가 밝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감독은 하지원과 천정명에게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를 주문했다. 억지 웃음을 유발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하지원 역시 그동안 구축해온 여전사 이미지를 벗고 귀여움과 엉뚱함 그리고 섹시함까지 겸비한 매력 넘치는 추리소설가로 변신, 하지원표 코믹 연기를 보여준다.실제로 하지원은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케이프에 베레모까지 영화 의상과 소품도 직접 구매할 만큼 적극적인 자세로 촬영에 임했다.
하지만 하지원은 변신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수사극은 처음이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신선했다. 촬영하면서도 잘 맞았다. 특별히 연기 변신이라기보다는 즐기면서 찍었다”고 촬영 후기를 전했고 “추리소설 작가지만 탐정 분위기를 내야했다. 감독님이 원하는대로 자연스럽게 웃기려고 노력했고 그렇다보니 내가 많이 망가져서 등장하더라”고 코믹연기의 관전포인트를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영화는 ‘길라임 논란’이라는 유쾌하지 않은 시국과 맞물려 웃픈(웃기고 슬픈) 상황에 처해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차움병원을 이용할 때 본명이 아닌 가명인 길라임을 사용한 데서 불거진 사태다.
하지원은 논란에 대해 “저녁을 먹으면서 JTBC '뉴스룸'을 보고 있었다. 길라임이 언급된 걸 보고 놀랐다. 아직도 길라임 캐릭터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많고 나 역시 사랑하는 캐릭터"라며 "'목숨 건 연애' 한제인 캐릭터도 기억해달라. 한제인은 쓰지 마세요"라고 유머있게 덧붙여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선 "나도 언론을 통해 알게 됐다. 나는 배우이기 전에 한 국민이다. 나라 상황에 따라 나 역시 슬프다"라고 소신있게 답했다.
곁가지일뿐이지만 최순실 게이트 파문이 하지원과 영화 ‘목숨 건 연애’에 대한 이슈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하지원이 ‘길라임 논란’ 불똥을 액땜으로 바꾸고 영화 흥행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쇄살인사건을 유쾌하고 쫄깃하게 풀어낸 영화 ‘목숨 건 연애’는 오는 12월 개봉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