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 마이 금비’ 2회에서는 딸 유금비(허정은)를 보육원에 보내기 위해 일부러 집에서 쫓겨난 척 사서 고생을 시작한 아빠 모휘철(오지호)의 모습과 부녀의 티격태격 동고동락기가 그려졌다.
모휘철은 돈이 없다는 핑계로 몸 고생을 시키면 금비가 보육원에 가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에 노숙을 계획했고 일부러 밖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차 안에서 불편하게 하룻밤을 보냈다. 하지만 불행스럽게도 이는 모두 헛수고로 돌아갔다. “애가 아주 야전 체질이더라고”라는 모휘철의 말처럼 유금비가 아빠와의 캠핑을 즐기는 눈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금비는 모휘철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미운 정이 들기 시작한 듯 보였다. 금비가 학교 간 사이 국밥 세 그릇을 단숨에 해치우며 세상에서 제일 치사하다는 몰래 먹기를 시전한 모휘철과 달리 굶고 있을 아빠를 걱정하며 급식으로 나온 돈가스와 우유를 챙겨온 것이다. “급식으로 나온 건데 내가 돼지고기하고 우유를 안 좋아한다”는 하얀 거짓말을 덧붙였다.
그럼에도 모휘철은 유금비의 크레파스를 사기 위해 갓길에 차를 댔다가 벌금 딱지를 받자 울컥 치미는 분노에 “어린 게 버릇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어. 그렇게 땡강이나 부리면 마냥 받아줄 줄 알아?”라며 화를 냈다. 유금비 역시 “나이만 많이 먹으면 어른이야? 맨날 나쁜 짓 하고 다니면서 책임질 줄도 모르고 거짓말이나 하고. 부끄럽지도 않아?”라고 되받아쳤고 모휘철 곁을 떠나버렸다.
그토록 바라던 유금비가 떠났지만 모휘철은 오히려 초조해하며 학교, 골목길을 찾아다녔다. 전화 받는 틈을 타 다시 도망가 버리는 유금비를 뒤쫓았고 2회는 달려오는 트럭에 힘껏 몸을 날려 딸을 안아 대신 다친 모휘철의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위험에 빠진 아이를 돕기 위한 도덕적 행동이 아니라 어른인 자신을 챙기는 딸 유금비가 다치지 않기 위해 단단히 품에 감싼 모휘철을 통해 그가 딸을 책임지는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오 마이 금비' 2회는 경쟁 수목드라마 중 유일하게 전회보다 0.6%포인트 시청률이 상승, 6.5%(전국 기준,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주목받고 있는 ‘오 마이 금비’3회는 오는 23일 밤 10시 방송된다.
사진= ‘오 마이 금비’ 방송 화면 캡처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