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덕환의 유작이 기다려진다. 들국화의 기타리스트 조덕환이 암 투병 중 20곡을 만들어놓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 가운데 3곡은 편곡까지 마쳤다. 스포츠동아DB
3곡은 편곡까지 완성…소속사 “추후 논의”
암 투병 끝에 14일 별세한 그룹 들국화의 기타리스트 조덕환의 유작이 나올 전망이다.
20일 가요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덕환은 암과 싸우면서도 20곡 가량을 만들어 놓았다. 이 가운데 3곡은 편곡까지 마치고 악기 녹음까지 완성해 가수가 노래만 부르면 되면 완전한 곡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당초 노래는 조덕환이 직접 부를 생각이었다. 실제로 조덕환은 병실에 눕기 전까지 3곡을 완성하기 위해 녹음실에서 노래 녹음을 시도했다. 하지만 목소리에 힘을 실리지 않아 미뤄뒀다. 그러다 병세가 급격히 악화해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고인의 소속사 C9엔터테인먼트 측도 “두 번재 솔로앨범을 준비 중이었다”고 말했다.
비록 고인이 노래를 부르지 못했지만, 편곡까지 완성된 3곡은 다른 누군가가 대신 부른다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고인이 곡을 발표하겠다는 의지가 강했기에 별세하기 직전까지 작업한 곡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중의 귀에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나머지 곡들도 다른 누군가가 편곡을 하면 이 또한 고인의 마지막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노래이다.
C9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0일 “장례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진지하게 검토를 해보지 못했다”면서도 “만들어둔 곡이 있으니 이를 세상에 공개하는 방법을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덕환은 들국화 1집에서 ‘축복합니다’ ‘세계로 가는 기차’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를 작사, 작곡했다. ‘세계로 가는 기차’는 그가 직접 노래를 불렀다. 조덕환은 2013년 들국화가 재결성될 때 참여하지 않았다. 고인은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나도 (들국화의)재결합을 꿈꿨지만 (다른 멤버들과)음악적 견해에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 들국화의 특별한 무대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에 따라 조덕환의 유작에 들국화 멤버 전인권과 최성원 등이 참여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기도 한다.
고 조덕환은 들국화 해체 후 1987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22년 만인 2009년 귀국해 음악활동을 재개했다. 2011년 첫 솔로앨범을 냈고, 2월엔 두 곡의 자작곡을 담은 싱글을 발표했다. 8월 십이지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오다 14일 새벽 63세를 일기로 병실에서 생을 마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