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인터뷰①] ‘대세’ 조정석 “아직은 흥행이 고프다”

입력 2016-11-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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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크린 정복만 남았다. 얼마 전 출연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으로 인기를 얻은 조정석이 23일 개봉하는 ‘형’을 통해 흥행까지 노리고 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제 스크린 정복만 남았다. 얼마 전 출연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으로 인기를 얻은 조정석이 23일 개봉하는 ‘형’을 통해 흥행까지 노리고 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SBS ‘질투의 화신’ 시청률 1위 찍고, 주연영화 ‘형’ 개봉


2004년 뮤지컬로 시작해 연기 12년째
내 연기에 웃는 팬 보면 스트레스 풀려
‘달콤한 인생’ 같은 누아르 영화는 로망


사랑받는 배우의 얼굴, 여유로운 자신감이 묻어났다. 조정석(36)은 “요즘처럼 많은 인기를 얻기는 처음”이라며 “더 바란다면 그건 욕심”이라고 했다.

밝은 성격이지만 그만큼 조심성도 강한 조정석의 목소리 톤이 최근 조금 높아졌다. 하는 일마나 술술 풀리고 있어 굳이 찡그리고 긴장할 필요가 없다. 얼마 전 출연한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으로 시청률 1위의 인기를 맛봤고, 23일 개봉하는 영화 ‘형’(감독 권수경·제작 초이스컷픽쳐스)으로 그 인기를 이어갈 채비를 마쳤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을 순 없다. 배우의 인기와 작품의 흥행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1년간 출연 영화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 그는 “‘조정석은 영화 타율이 낮다’는 인식을 피하고 싶은, 흥행이 고픈 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형’은 어떨까. 휴먼코미디라는 장르에서도, 형제가 우애를 회복하는 눈물겨운 이야기에서도, 관객이 부담 없이 볼 만한 영화다. 조정석은 실명한 이복동생을 돌본다는 명분으로 가석방된 사기 전과 10범의 형 역할. 실제로는 큰 형과 나이 차가 19살에 이르는, 3남1녀의 ‘막둥이’인 조정석이 과연 형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을지 궁금하다.

“형의 심정을 모른다고 오해하지 말아 달라. 지금은 세상에 없지만 7살 어린 조카가 있었다. 형제나 다름없이 자랐다. 같은 과자를 먹고, 함께 태권도장을 다녔다.”

영화에서 조정석은 어릴 때 가출해 가족과 인연을 끊고 산 설정이다. 온갖 고생 끝에 전과자까지 된 처지. 실제 조정석의 ‘과거’는 전혀 다르다. “후회 없는 10대, 20대를 보냈다”고 했다.

“기타를 전공하고 싶었지만 대입 3수에 실패하고 결국 서울예대에 뒤늦게 입학했다. 연기자로 뭔가 할 수 있다는 설렘으로, ‘이제 죽었다’ 싶은 마음으로 학교를 열심히 다녔다.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졸업장은 없다. “(학자금)대출을 받다가 더는 안 되겠다 싶어 2004년 사회에 빨리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해 뮤지컬 ‘호두까기인형’ 무대에 올라 연기를 시작해 이제 데뷔 12년째. 드라마와 영화의 주연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배우로 인정받는 요즘, 가장 좋은 점은 뭘까.

“엄마와 가족이 좋아하는 모습, 편안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는 게 제일 좋다”는 그는 “엄마한테 마음껏 쓰라고 신용카드도 줬다”며 웃었다. 자신의 출연작을 설명할 때도, 단점을 언급하는 데도 조정석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자신감? 늘 갖고 있다. 어릴 때 했던 태권도를 계속 배웠다면 아마 선수가 됐을지 모른다. 그때도 내가 최고라는 자신감이 있었으니까. 하하! 나는 ‘꽃미남’처럼 잘 생기지도 않았다. 그래도 연기를 계속 하는 힘은 자신감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한다.”

조정석은 오랫동안 스스로 마음을 단련해온 배우처럼 보였다. 그는 “우리집은 형편이 어려웠지만도 가족애는 정말 좋았다”며 “성인이 되고 집안의 가장 역할을 맡아 그 무게를 견딜 때 쌓은 정신력 같은게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연기에 웃고 웃는 팬들을 볼 때면 “쌓인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조정석은 이미 인정받은 코미디 장르를 넘어 다른 분야에 욕심을 내고 있다.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는 것은 내가 추구하는 길이 아니다”고 했다.

“누아르 영화를 꼭 하고 싶다. 남자배우에게 로망이지 않나. 이병헌 선배가 나온 ‘달콤한 인생’ 같은 영화 말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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