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지배하는 자, FA컵 품는다

입력 2016-11-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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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슈퍼매치’ 운명 가를 3가지 키워드

서정원·황선홍 감독 “중원 장악” 이구동성
기 싸움과 무실점 수비도 우승에 중요변수

수원삼성-FC서울의 ‘2016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이 임박했다. K리그 대표 명가들이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1차전, 다음달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을 치른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해 최강자를 가리는 한국축구의 마지막 축제답게 항상 뜨거운 승부가 펼쳐진 FA컵 결승이지만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역대급’이라 표현할 만한 매치업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오랜 라이벌들의 충돌이 예전처럼 단판이 아닌 홈&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수원과 서울의 전략운용도 흥미를 더한다. 서로에게는 “가위바위보도 질 수 없다”는 ‘슈퍼매치’의 운명을 가를 3가지 키워드를 정리했다.


● 중원

허리를 지배하는 자가 전체 흐름을 장악한다. 2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원 서정원(46) 감독과 서울 황선홍(48) 감독은 “중원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기준은 달랐다. 서 감독은 전통적인 미드필드 싸움을 거론했고, 황 감독은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경고누적으로 1차전에 나서지 못하는 서울 미드필더 다카하기(30)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수원은 서울 중원의 다양한 조합을 경계했다. 당장 서울은 ‘캡틴’ 오스마르(28)가 최후방과 1선 수비를 책임질 수 있다.

“중원을 장악해야 한다. 경기력이 바뀔 수 있다. 다카하기가 빠진 것도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서울은 위협적인 자원들이 많다”는 것이 서 감독의 생각이다. 반면 황 감독은 “상대는 측면 공격이 우수하다. 우리는 이를 효율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 염기훈(33)이 주도할 측면을 차단하고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스포츠동아DB



● 투지

서울은 고비마다 번번이 전북현대에 무너졌다. 황 감독의 진단은 분명했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 착하다.” 체질을 바꿔야 했다. 강한 상대일수록 물러섬 없이 더욱 강한 싸움을 걸어야 한다고 봤다. 넘어질지언정 무너지지 않는 파이터들이 필요했고, 결국 찾아냈다. 클래식(1부리그) 최종 38라운드 전북전(1-0 승)에서 확실한 해법을 확인했다.

슈퍼매치도 ‘기 싸움’이 중요하다. 정공법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변칙도 필요하다. 몸과 몸이 부딪히는 단순한 패턴에서 꼬리를 먼저 내리면 아주 곤란하다. 만족스러운 경기력보다 결과부터 챙겨야 할 결승전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자가 최후에 웃을 수 있다.


● 실점

서 감독은 1·2차전 예상 스코어를 전부 1-0으로 적었다. 황 감독은 2-1, 1-0을 예측했다. 공통분모가 있다. 홈 무실점이다. 반대로 원정 득점이 중요하다는 의미도 있다. 적지에서 뽑는 골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1차전은 간단하다. 홈팀 수원은 득점 이상으로 무실점을 강조한다. 원정팀 서울은 득점이 최우선이다. 여기에 실점까지 없다면 금상첨화다. “전북 원정 무실점을 지킨 수비수들의 적극성을 기대한다”는 황 감독의 이야기에 서 감독은 “FA컵은 대체적으로 많은 골이 나오지 않았다. 실점 없는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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