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톡 진단&전망] (1)삼성-전성기 끝나자마자 맞이한 암흑기

입력 2016-11-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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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그리고 구단의 공과
아직 존재감 없는 김한수 신임 감독
왜 ‘제일 라이온즈’라 조롱 당하는가
전성기가 끝난 직후 찾아온 암흑기
말 사줄 돈은 있고 선수 영입 돈은 없나?


스포츠동아는 KBO리그 10개 구단의 2016시즌을 되돌아보고, 2017년과 그 이후를 전망하는 시리즈 ‘LIVE톡 진단&전망’을 연재한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기사형식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구성으로 스포츠동아 야구담당 기자들이 인터넷 채팅을 통한 자유로운 발언으로 토해낸 내용을 편집 없이 날 것 그대로 담았다. 첫 회는 삼성 담당 이경호 기자가 이재국(차장), 김영준· 이명노· 강산· 고봉준 기자를 대화창에 초청했다.


▲이경호(이하 호)= 오늘이 ‘LIVE톡 진단&전망’ 첫 회입니다. 가감 없는 평가와 전망 부탁드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개막 전 한 방송에 출연해 ‘삼성이 올 시즌 매우 큰 위기를 맞을 것 같다’고 전망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9위까지 추락할 줄은 몰랐습니다. 5년 연속 시즌 1위, 4년 연속 우승을 한 팀입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먼저 류중일 감독, 아니 이제 전 감독, 기술위원이 공식직함이죠. 류 전 감독에 대해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류 전 감독은 프런트가 선택을 망설이는 사이 윤성환 안지만 복귀도 결정하는 등 사실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가 역대 최악이었습니다. 그런 어려운 상황, 각종 추문 속에서도 항상 팀을 밝게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강산(이하 산)=외인 스카우트는 완벽한 실패였습니다. 핵심투수 3인방의 도박 파문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져 제대로 된 시즌 운영이 쉽지 않았죠.


▲김영준(이하 준)=윤성환 안지만 복귀부터가 패착 아니었을까? 시작부터 없이 한다고 선언했으면 외려 깔끔했을 텐데. 프런트도 아니고 감독이 데리고 가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성적마저 안 났으니…. 아무리 외국인농사가 망했어도 결국 위기관리능력은 감독 책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이명노(이하 노)=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지만, 구단은 불리할 때 감독부터 앞세우죠. 결국 선택도 결과도 전부 감독 책임이 됩니다. 시즌 초부터 삼성은 도박혐의에 대해 너무나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같아요.


▲준=그렇지만 삼성 데이터를 보면 공격지표로 볼 때 9위가 나올 수가 없어요.


▲호=공격지표를 보면, 삼성은 팀 타율 0.293으로 리그 공동 2위, 득점은 852점으로 2위 등 굉장히 활발한 타선을 보유했습니다. 최형우와 이승엽이 굳건했고, 박해민도 잘 해줬지만 중간중간 구자욱, 박한이 등 주축 타자들의 부상이 치명적이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역시 그동안 백업, 대체전력을 키우지 못한 점이 커 보입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부진이 더해지면서 타선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어요.


▲고봉준(이하 봉)=역시 부상 영향으로 타선도 문제가 있었죠. 시즌 도중 삼성 선발타순을 볼 때면 지난해까지 정규리그 5연패했던 팀이 맞나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쉬어가는 타선도 많고, 8~9번을 쳐야할 선수들이 6번을 치고 있더라고요.


▲노=우승을 그렇게 하면서 안일해져서 손놓고 있었던 것 아닌가요. 2군 시스템이 가장 좋다는 얘길 들었었는데. 어느새 황폐해진 2군.


▲이재국(이하 국)=전력 자체가 붕괴됐다고 봐야지. 외국인선수 실패가 가장 크고, 박석민이 빠지면서 공격력 쪽에서도 힘이 떨어졌고.


▲준=결국 마운드 전력의 문제가 심각했다는 것인데….


▲호=마운드도 대체 전력을 키우지 못한 점이 패착이죠. 안지만, 임창용이 동시에 전력에서 이탈했고 장원삼이 부진했는데 플랜B가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했어요.


▲준=감독과 코치가 1년 내내 정답만 찾아 다녔지 어떤 대안을 내놓지 못한 게 가장 커 보여요.


▲노=그동안 대안을 준비하지 못한 현장과 구단 모두 책임이 큽니다. 수년간 다른 투수를 못 만들었으니, 특히 삼성은 위기대응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 것 같아요.


▲준=결국 종합하면 1년 내내 도박혐의 정국에서 벗어나질 못했어요.


▲호=도박혐의 늪에 빠진 삼성왕조의 몰락. 이렇게 요약되네요. 역시 영원한 제국은 없네요. 자, 이제 내년도 전망해봐야죠. 먼저 가장 궁금한 건 김한수 감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가 나옵니까?

삼성 김한수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김한수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김한수 감독 성공할 수 있을까


▲준=김한수 감독 잘 아는 사람이 드물죠. 뭘 알아야 비판도 하고 하는데^^;;; 왜 삼성의 선택은 김한수였을까?


▲호=현역 때 별명이 ‘소리 없이 강한 남자’였는데. 레간자라고 대우에서 만든 차 기억나요?ㅋ 그 차 CF 카피가 ‘소리 없이 강하다’였는데, 그래서 삼성 올드 팬 중에서는 ‘레간자’라고 부를 때도 있었어요. 리빌딩 능력이 있는 사람이 와야 할 타이밍이라는 소리가 많았는데. 결국 선택은 신임 감독이었습니다.


▲노=사실 감독이 된 후에도 조용한 느낌이네요. 비슷한 이미지^^


▲호=삼성도 프런트 야구 흐름으로 넘어가려는 건가요? 젊은 신인 감독, 그리고 대대적인 인적 쇄신까지.


▲준=프런트 야구할 능력이 되는 팀일까요? 다 갈아 엎어놓고. 팀을 젊게는 만들었는데 어디로 갈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요.


▲노=그래도 모르죠, 진짜 소리 없이 강하게 잘할 수도 있어요. 김한수 감독! 현역 시절의 명성을 이어간다면.


▲준=소리 없는 건 알겠는데, 강하긴 할지….


▲국=김한수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언젠가는 감독할 후보라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 시기가 예상보다 많이 빨리, 갑자기 온 느낌이죠.


▲봉=김한수 감독을 보면 조원우 감독과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조용한 건 같은데 팀을 맡는데 있어 얼마나 강할 수 있을지.


▲국=결국 삼성은 류중일 감독 능력이 떨어져서 내쳤다기보다는 코칭스태프, 프런트 등 완전히 새롭게 물갈이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지금 코치부터 프런트까지 상당수 물갈이를 시도하고 있고. 류중일도 나가는데 다른 목소리를 내기 힘들게 된 거지.


▲노=새 감독이 취임했는데 아직 띄우기를 못 하네요. 아직까지는 존재감이 그냥 레간자….


▲준=조금 아쉬운 건 감독 취임식부터 묻혔어요.


▲노=포스트시즌, 그것도 경기가 있는 날 취임식을 하니 당연히 가려지죠ㅋ


▲노=통상 포스트시즌 경기 중인 팀을 배려해 이동일에 취임식 등의 행사를 하는데, 그게 최소한의 예의로 통하는데요. 아쉽네요.


▲준=자꾸 이러니까 ‘제일 라이온즈’소리를 듣는 거예요.


▲호=사실 비교해보면 삼성그룹, 특히 삼성전자는 비교대상이 없는 국내 최고의 기업이지만 제일기획은 또 다르죠. 지난 3분기 매출이 7809억원, 영업이익은 288억원입니다. 연 3조원 가까이 매출을 올리는 큰 기업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영업이익은 12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됩니다. 그 중 300억 원 이상을 야구단에 투입하기는 매우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노=도박 문제도 그렇고. 제일 라이온즈 소리 듣는 것도 그렇고, 먼저 전력이 어쨌다 얘기할 게 아니라 육성 등 여러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고 엉망이 된 부분이 매우 커 보여요.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2017시즌엔 달라질 수 있을까?


▲호=내년 시즌 전망을 해보겠습니다. 최형우은 이미 KIA로 떠났습니다. 차우찬도 없다고 가정하고 해보죠.


▲노=암담하네요.


▲산=절망적입니다.


▲호=올해 둘이 있는데 9위 했죠


▲노=눈을 감아봐, 그게 네 미래야. 뭐 이런 식의 조롱이 나오지 않을까요?


▲호=슬프네요. 군대 생각나요. 이등병 때 들었던 말인데.


▲준=야구 못하면 ‘(정)유라’ 말 사줄 돈은 있고 선수 살 돈은 없냐는 말이 안나올까요?


▲호=김한수 감독, 아직 경험이 없는 사령탑이 그런 여러 가지 내외부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리빌딩을 하며 성적을 낼 수 있을까가 관건입니다. 이승엽도 내년 시즌이 마지막입니다. 감독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맡았어요. 차우찬을 잡으면 희망이 보일까요. 외국인은 평작이라고 가정하면.


▲준=‘올디스, 벗 구디스’라는 말이 있죠. 너무 급진적이에요. 이게 계산된 것인지 부터가 잘 모르겠어요.


▲노=선수 1~2명 갖고 바뀔까 싶네요.


▲준=그런데 차우찬은 잡을 의지가?


▲호=의지는 있죠. 능력이 문제죠.


▲산=차우찬 잡고, 외국인 선수 굉장히 잘 뽑으면 그래도 희망은 있지만 ‘만약’이 너무 많아요.


▲국=올해 외국인 3명이 평균 정도만 했으면 5강은 했을 텐데. 최형우에 차우찬까지 빠지면 그 공백은 커 보여요.


▲호=역시 투자의 문제인가요? 1980년대 이미 경산에 2군 전용구장을 마련하고 10개 팀 중 유일하게 해외캠프 시설에 사실상 지분을 가진 팀입니다. 두산 같은 육성이 왜 안 되는 걸까요?


▲노=안일했던 거죠, 우승만 하면서.


▲산=여기서 매년 우승하는 바람에 (1차지명 전까지) 신인픽을 제대로 못했다는 핑계가 나올만하죠.


▲노=신인픽은 정말 핑계 같은데


▲호=다른 팀 상위권 신인은 잘하나요?ㅋ


▲노=요새 신인이 예전 같은 시대도 아니고.


▲호=신인 성장은 더디고, 갑자기 외국인 선수 예산이 줄어들고. 주축 전력 사고치고, FA도 못 잡고. 결국 역시 삼성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뀐 부분이 커 보입니다.


▲국=삼성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뀐 것도 크지만, 바뀌는 시스템에 대한 준비와 적응이 전혀 안 돼 있었다는 것.


▲준=삼성 그룹 차원에서 스포츠단의 존재 이유를 새롭게 규정해야 할 상황인 듯.


▲국=옷은 바뀌었는데 내용은 그대로 가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작년 한 해 해보고 이제 피부로 실감하고 나갈 방향을 하나씩 찾아가지 않을까요.


▲호=12년 만에 FA시장 참전인데, 어떤 방향성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준=삼성은 외국인만 잘 뽑고 야구장 담장 높이면 다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호=현 제도의 가장 큰 맹점은 보상선수인데, 이원석이 보상 선수를 감수할 만큼의 전력 보강인지.


▲준=결국 소통의 문제에요. 구단의 방향성을 미디어에도 제대로 와 닿게 전달하지 못하니…


▲호=그리고 신임 단장은 이원석을 통해 내부경쟁을 시키겠다고 하는데. FA에 대한 철학이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경쟁시키려고 FA 뽑나요.


▲국=최형우 차우찬 나가고, 이승엽 은퇴하고, 윤성환 장원삼 나이 들고, 자칫하면 앞으로 복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준=김한수 감독 앞에는 가시밭길이겠네요.


▲호=이수민, 최충연, 이케빈 등 유망주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키워내느냐, 사실 이 부분도 퓨처스 코치 이상 1군 감독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노=비난을 감수하면서 1군 선수로 만들 배짱이 관건일 것 같습니다. 20패를 하더라도 선발로 풀 시즌 돌릴 수 있을지!


▲준=그런데 이 와중에 초보감독 시켜놓으면. 시행착오는 ‘명약관화’할 텐데. 삼성을 보면 왜 류중일을 아웃시켰는지, 왜 김한수인지 그 필연성을 알 수가 없어. 팀은 경각에 걸려 있는데.


▲국=김한수 감독이 신임 감독이긴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팀 분위기라고 봅니다. 김상진 코치에다 박진만 강봉규 정현욱 코치 등을 영입하고, 새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아직은 저력은 있는 팀인데. 다만 내년보다는 내후년 이후를 더 대비해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노=무조건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죠. 황폐화되는 건 순식간인데, 그 기로에 서있는 삼성. 이러다 암흑기 오는 건 순식간입니다. 10년 동안 가을야구 못가는 팀 될 수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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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의 끈은 어디에?


▲호=희망적인 부분은 없을까요?


▲노=삼성 출신 젊은 코치들? 쇄신 의지가 보이긴 하니까요.


▲산=외국인 스카우트 전문가 뽑은 것도 희망요소라고 봅니다.


▲국=베테랑 감독 데리고 오면 또 베테랑 코치들이 그 자리 계속 차지하게 되고, 팀이 5년간 우승했지만 거기 타성에 젖어 1군과 2군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 고여 있는 분위기였으니까. 류중일 감독이 못해서 바꾸려고 했으면 당연히 베테랑 리빌딩 전문가를 찾았겠지만 류 감독이 못해서 내친 게 아니니까 아예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젊은 감독을 잡은 거로 보입니다. 변화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죠.


▲산=특히 외국인 농사를 아무리 못해도 올해보다 못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노=삼성이 역대로 뭐 잘 뽑는 팀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봉=올해는 외국인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니 내년 외국인선수들이 평타라도 쳐준다면 9위는 벗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호=PS 진출 가능성은 전혀 안 보이나요?


▲준=있지요.ㅎ 딴 팀도 다 오십보백보라. 삼성보다 더 한심한 팀도 꽤 된답니다.ㅎ


▲노=누가 누가 덜 못났나. 싸움이 펼쳐지는 게 최근 KBO리그 트렌드라 ㅎㅎ


▲국=올해 5강에 든 다른 팀도 김광현 양현종 우규민 등이 빠져나가면 또 모르죠.


▲호=마지막으로 삼성에 대해 한 말씀만 해주세요.


▲노=‘껍데기만 남은 삼성, 시스템부터 다시 세워라’ ‘라팍의 가을은 올까?’ 그리고 너무 비판만 한 것 같아서…. 삼성 파이팅!


▲봉=대구 팬들은 새 구장에서 다시금 가을야구가 보고 싶다.


▲국=야구 잘할 때는 야구장이 문제였는데, 야구장 좋게 지어놨더니 야구가 문제라는 소리 더 이상 안 듣게 해 달라.


▲산=사람만 바꾼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호=이상 대화를 종료합니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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