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 85억원 계약이유는 ‘부상 리스크’

입력 2016-11-29 1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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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SK 왼손투수 김광현(28)이 국내에 잔류한다. ‘부상 위험’ 탓에 당연시됐던 100억원대가 아닌, 4년 85억원에 원 소속팀 SK와 사인했다. 동시에 해외진출의 꿈도 접었다.

SK는 29일 김광현과 4년 85억원(계약금 32억원·연봉 53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85억원은 순수 보장액수고, 추가로 옵션이 있다. 예상보다 낮은 액수가 책정된 건 김광현의 ‘팔꿈치 상태’ 때문이다. 김광현은 다음달 5일 일본 미나미공제병원으로 건너 가 올 시즌 중 부상으로 불편함을 느낀 왼 팔꿈치 상태에 대해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7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 팔꿈치 통증으로 한달 반가량 엔트리에서 말소돼 재활했고, 복귀 후 구속 저하를 겪은 바 있다.

김광현의 계약은 특이하다. 양측은 합의 하에 옵션 내용과 금액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옵션은 등판 횟수나 이닝, 승리 등에 걸리는 게 보통이며 부상 위험도가 있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구단 측의 ‘보험’이라고 볼 수 있다.

연봉도 매년 달라진다. 김광현은 계약 첫 해인 내년 시즌 9억원을 받고, 2018년 14억원, 2019년과 2020년 15억원씩 총 53억원을 보장연봉으로 받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쓰는 형태인데, SK 측은 “우린 최정과 계약 때도 계단식 계약을 했다. 큰 액수인 계약금이 선지급되기 때문에 초기 연봉이 낮은 것이다. 이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고 밝혔다.

SK 고위관계자는 계약을 마친 뒤, “축소발표는 전혀 아니다. 김광현과의 협상에는 예전과는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SK는 김광현의 의학정보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구단이다. 팔꿈치 부상에 대한 우려가 있으니, 선뜻 거액을 내놓기 어려웠다. ‘부상 리스크’가 없었다면, 더 많은 액수를 받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뒤따랐다.

협상 과정에서 끊임없이 이러한 문제가 거론됐고, 양측은 옵션이 대거 포함된 계약에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SK, 그리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로서 자존심이 달린 계약이었지만, 양측은 한 발씩 양보해 최종 계약에 합의했다.

안산공고를 졸업하고 2007년 SK에 1차 지명된 김광현은 10년간 통산 242경기에서 방어율 3.41, 108승63패 2홀드, 1146탈삼진을 기록했다. SK에서만 뛴 선수 최초로 100승(역대 KBO리그 좌완 3번째)을 기록하는 등 7시즌이나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SK의 프랜차이즈 에이스로 군림했다. 2년차인 2008년 최우수선수(MVP) 및 골든글러브, 다승왕과 탈삼진왕을 차지한 김광현은 2009년엔 방어율과 승률 1위에 올랐고, 2010년 다승왕을 수상했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기여했다.

계약을 마친 김광현은 “비교불가한 소속감과 안정감이 SK와 계약하게 된 주요인이다. 오프시즌 동안 성실히 개인 정비를 마치고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늘 조건 없이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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