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생 3총사, 日 정복 비결은 ‘긍정 마인드’

입력 2016-12-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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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신지애-김하늘(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KLPGA

이보미-신지애-김하늘(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KLPGA

이보미·신지애·김하늘 ‘10승 합작’
긍정적 성격으로 낯선무대 잘 적응
짧고 굵은 훈련·충분한 휴식 공통점


1988년생 여자골퍼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들이다. 이른바 ‘세리키즈’로 불리는 이들은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를 평정하며 한국여자골프를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놨다. 올해도 88년생 ‘세리키즈’의 활약은 대단했다. 특히 이보미, 신지애, 김하늘이 앞장 서 있는 일본에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철벽을 쌓고 있다.


● 88년생 삼총사 10승 합작

이보미와 신지애, 김하늘은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10승을 합작했다. 이보미가 혼자서 5승을 쓸어 담았고 신지애 3승, 김하늘이 시즌 최종전 리코컵 투어챔피언십 우승으로 2개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수입은 어마어마하다. 1억7586만9764 엔을 획득한 이보미는 2년 연속 JLPGA 투어 상금왕의 자리에 올랐고, 신지애 1억4709만8013엔, 김하늘은 1억2897 만1119엔을 벌었다. 3명의 상금만 약 47억원이 넘는다.

지금은 나란히 정상에 서 있지만 과정은 조금씩 달랐다. 가장 일찍 주목을 받은 건 신지애다. 2005년 고교생 신분으로 KLPGA 투어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차지하며 2006년 프로에 입문했다. 그리고 데뷔 첫해부터 3년 내리 상금왕과 대상 등을 휩쓸며 1인자로 우뚝 섰다. 1년 뒤 김하늘이 프로무대를 밟았다. 신인상을 받았지만, 국내무대를 평정하기까지는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1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상금왕이 됐다. 이보미는 프로로 올라오는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2년 동안 2부와 3부투어에서 뛰다가 2009 년 데뷔했다. 2010년 신지애가 미국으로 떠난 뒤 곧바로 K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1인자로 등극했다.

해외진출 역시 신지애가 가장 빨랐다. 2009년 미 LPGA 투어로 진출하면서 곧바로 전성기를 누렸다. 데뷔 첫해 3승을 휩쓸며 신인상을 차지했고, 2010 년에는 한국선수 최초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새 역사를 썼다. 2014 년 일본으로 무대를 옮기기 전까지 LPGA 투어에서만 통산 11승(2008년 비회원 3승 포함)을 기록했다.

이보미는 2010년 KLPGA 투어를 평정한 뒤 이듬해 곧바로 무대를 일본으로 옮겼다. 생각보다 빠른 해외진출이었다. 2012년 3승으로 일본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한 이보미는 이후 2013년 2승, 2014년 3승, 2015년 7승 그리고 올해 5승을 수확하면서 일본에서만 20승을 달성했다.

김하늘은 2011년과 2012년 K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뒤 2015년 일본으로 진출했다. 데뷔하자마자 먼싱웨어 도카이클래식에서 우승을 신고했고, 올해 2승을 더 추가하면서 해외에서도 성공시대를 걷고 있다.


● 훈련은 짧게, 휴식은 충분히

‘88년생’들은 어느덧 30대를 앞두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는 서서히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면서 90년대생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미국에서는 장하나 (24), 김세영(23), 전인지(22), 김효주(21) 등이 맹활약했고 한국에선 박성현(23), 장수연(22), 고진영(21) 등이 눈부셨다. 그러나 일본에서만큼은 여전히 ‘88년생’이 막강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보미와 신지애, 김하늘에겐 공통점이 많다. 우선 큰 부상이 없다. 종종 작은 부상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최소 5년 이상 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밝은 성격도 비슷하다. 새로운 무대에 대한 빠른 적응과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극복해내는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훈련은 짧고 굵게, 그리고 휴식은 알차게 보내는 전략도 비슷하다. 3명 모두 동계훈련을 길게 하지 않는다. 대부분 4∼5주 정도로 끝낸다. 올해도 1월 중순 이후 전지훈련을 떠나 2월 하순 끝내는 훈련 일정을 잡아뒀다. 대신 비시즌 기간 동안 지친 몸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을 많이 갖는다. 신지애는 여행을 다니는 등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편이고, 이보미와 김하늘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시즌 중에도 비슷하다. 무리한 투어 활동보다는 쉴 때 확실하게 쉰다. 이보미는 올해 미 LPGA 투어를 병행하느라 30개(JLPGA 투어는 28개) 경기를 넘게 뛰었지만 신지애는 27경기, 김하늘은 28경기에 출전했다. 상금랭킹 3위 리츠코 류의 33경기, 5위 스즈키 아이 32경기보다 4∼6경기 덜 뛰었다. 무턱대고 ‘올인’이 아니라 완급 조절을 잘 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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