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김정은(왼쪽). 스포츠동아DB
조직력 극대화 위해 후배들 공격력 살려
팀 3연승 상승세 “동료들도 즐겁게 농구”
올해로 프로 데뷔 12년째인 KEB하나은행 김정은(29)은 후배들과 함께 ‘즐거운 농구’를 하고 있다. 올 시즌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최근 김정은의 활약은 과연 팀의 맏언니답다.
올 4월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에 주력해온 김정은은 8일 우리은행과의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원정경기를 통해 코트로 돌아왔다. 서서히 출장시간을 늘려가며 경기감각을 되찾고 있는 김정은은 평균 연령이 낮은 KEB하나은행 선수단에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다. 19일 KB스타즈와의 원정경기에선 올 시즌 처음 선발로 출전해 25분37초를 뛰며 11점·6어시스트로 팀의 70-61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6개의 어시스트였다. 양 팀 통틀어 최다였다. 사실 공격적 측면에서 김정은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2010∼2011시즌과 2011∼2012시즌에는 각각 평균 18.35점과 17.73점으로 2연속 득점왕에 등극했다. 부상으로 온전한 컨디션이 아니었던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꾸준히 경기당 두 자릿수 득점을 책임졌다. 그러나 이제는 팀의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본인의 득점 비중을 줄이는 대신 후배들의 공격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후배들과 함께하는 만큼 어려움은 절반, 즐거움은 두 배다.
KEB하나은행 김정은. 사진제공|WKBL
김정은은 “몸 상태는 수술한 것치고는 나쁘지 않지만, 나까지 공격을 하면 팀 조직력이 깨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팀이 상승세인 만큼 후배들이 올라올 수 있는 시점이다. 의식적으로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많이 보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그동안 원 없이 공격을 해봤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 팀 컬러가 바뀌고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동료들과 맞춰가며 농구하는 법도 알아가는 것 같다. 외국인선수는 물론 후배들도 잘해주고 있어서 편하게 시즌을 치르고 있다. 주변에서도 ‘너 요즘 농구 진짜 쉽게 하더라’고 이야기한다”며 웃었다.
8승7패로 2위인 KEB하나은행은 KB스타즈전 승리로 3연승을 달리는 등 분위기가 최고조에 올라있다. 김정은은 “지금 코트에 있는 5명뿐 아니라 벤치의 모든 선수들이 제일 즐겁게 농구를 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작은 목표를 몇 가지 정해 이뤄나가고 있다. 첫 목표가 수술한 것이 티 나지 않게 예전 모습을 찾는 것인데, 잘 이뤄지고 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줄 알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