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화 컴퍼니
여기서 의아한 점은 신화 측이 ‘TOUCH’를 ‘국내 가요 메이저씬 최초로 퓨처베이스를 타이틀곡으로 시도한다’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미 국내 가요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의 ‘SAVE ME’나 빅뱅의 ‘에라 모르겠다’ 등을 비롯해 여러 아이돌 그룹이 퓨처베이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국내 가요 메이저씬 최초의 퓨처베이스 타이틀곡’이라는 수식어는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화가 자신 있게 ‘TOUCH’를 ‘국내 가요 메이저씬 최초의 퓨처베이스 타이틀곡’이라는 말한 이유를 김도현 작곡가에게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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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가 ‘TOUCH’를 ‘국내 가요 메이저씬 최초의 퓨처베이스 타이틀곡’이라고 말한 이유를 알기 위해선 우선 ‘퓨처베이스’라는 장르의 특징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김도현 작곡가는 “사실 퓨처베이스는 외국에서도 어떤 장르라고 딱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다. 보통 장르는 템포와 리듬으로 구분을 했는데, 퓨처베이스는 사운드로 본다. BPM이 아니라 사운드를 보고 세부 장르를 나눈다. 기본적으로는 UK베이스나 개러지에서 시작됐다가 일본등을 거쳐 또 변화하고 나뉘고 있다. 나는 LA에서 처음 퓨처베이스를 접했는데, 처음에는 아르페지오가 들어가고 게임음악 같았다. 그때는 누구는 퓨처베이스 장르를 설명할 때 돌고래 우는 소리 나면 퓨처베이스라고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년전정도부터 클럽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빅뱅이나 젊은 친구들이 관심 갖기 전까지는 언더그라운드에서만 듣는 마니아들이 듣는 음악이었다”라고 말했다.
애초에 메인장르라기보다 서브장르에 가까웠던 퓨처베이스가 세계적인 트렌드가 된 것은 아무래도 플럼(Flume)이나 체인스모커(ChainSmokers)와 같은 디제이들이 히트곡을 탄생시키면서부터이다.
김도현은 “플럼이나 마시멜로(Marshmello)나 이런 쪽이 퓨처베이스 쪽에서 유명한데, 플럼은 약간 퓨처베이스 장르에 사운드 스탠다드를 만든 디제이다. 힙합과 퓨처베이스를 합쳤다. 디스클로저(Disclosure)의 ‘유 앤드 미(you & me)’를 퓨처베이스로 리믹스로 한 노래는 우리나라에 광고에도 쓰였다. 그 노래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들으면 다 안다. (플럼)자기가 앨범 내고 시작하면서 퓨처베이스의 기본 폼에 대한 스탠다드가 됐다”며 “체인스모커의 ‘클로저(Closer)’가 나오면서 대중화가 됐다. 체인스모커가 빌보드를 오래 지배를 하고 국내에서도 유행을 한게 반년 좀 넘었다. 이제 아시아나 우리나라에서도 자리잡아가고 있다”라고 퓨처베이스가 현재 전세계 음악씬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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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본론이다. 신화와 김도현 작곡가는 왜 ‘TOUCH’를 ‘국내 가요 메이저씬 최초로 퓨처베이스를 타이틀곡으로 시도한다’고 말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까지 국내 메이저씬의 가수들이 퓨처베이스라고 내놓은 곡들은 퓨처베이스의 형식을 가미했을 뿐이지 완전한 퓨처베이스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도현 작곡가는 “국내에서 타이틀곡을 퓨처베이스로 한 곡은 없었다. 방탄소년단은 뭄바톤이지 퓨처베이스라고는 하지 않고, 빅뱅이 체인스모커식의 선보였지만, 곡전체가 완전히 퓨처베이스라고 할 수는 없다. 이번에 신화의 ‘TOUCH’는 본격적인 퓨처베이스라고 할 수 있다. 퓨처베이스의 폼을 다 갖췄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TOUCH’는 신화를 주려고 만든 곡이 아니었다. 솔직히 신화가 이 곡 콘택트해서 놀랐다. 민우 씨가 우연히 작업실 놀러왔다가 이 노래를 듣고 그걸 멤버들에게 소문을 냈다. 그다음에 에릭 씨가 오고, 혜성 씨가 와서 노래를 듣고 갔다”라며 “원래 신화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데, 퓨처베이스가 외국에서는 이미 화제가 돼 있는 장르라서 도전하는 거 같다”라고 ‘TOUCH’가 신화의 새 타이틀곡이 된 계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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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김도현 작곡가는 ‘TOUCH’가 어떤 스타일의 퓨처베이스가 될 것인지도 함께 설명했다.
김도현 작곡가는 “퓨처소울에 가까운 퓨처베이스인데 서정적인 멜로디에서 트랜지션이 있는 곡이다. 아무래도 멜로디가 많지는 않다. 그래도 메이저신에 접목하려면 멜로디가 있어야 해서 멜로디코드를 더했다. 사비에서는 트랜지션이 걸리면서 목소리가 바뀐다. 뒤에 있던 목소리도 글리칭을 시킨다. 글리칭은 리듬이 쪼개지게 목소리에 이펙트를 거는 테크닉이다. 외국 퓨처베이스의 같은 그런 폼으로 간다. 그래서 아마 최초라고 더 의미를 두는 거다”라고 ‘TOUCH’를 설명했다.
항상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시도하는 자세는 분명 박수를 받을 일이지만, 신화처럼 오랜 시간동안 활동을 이어온 그룹에게는 트렌디한 음악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요즘 세대의 귀를 사로잡을지는 모르겠지만, 기존의 팬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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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세계적으로 EDM계열의 음악이 유행을 하고 있다곤 하지만 정작 국내 음원차트에서는 EDM계열의 음악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은 점도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다.
이에 김도현 작곡가는 “신화는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해왔는데, 새로운 시도라는 것도 어느 정도 낡은 때를 벗어야 하나 더 올라가고 발전을 할 수 있다. 본인들부터 기본적인 폼을 안 바꾸면, 바뀐 거를 사람들은 모를 수도 있지 않나. 그래서 그런 거에 민감하고 열심히 하는 거 같다”며 “방탄소년단이나 빅뱅 그런 친구들이 사비가 안 나오고 뒤에서 댄스치고 그런 시도를 가끔 했는데, 지금은 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 메이저씬도 사비에 꼭 목소리로 지르고 그런 고정관념이 필요 없는 시기이다. 이미 어린 친구들은 그런 음악을 듣고 익숙해져있다”라고 옛날 팬과 새로운 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더불어 김도현 작곡가는 신화의 ‘TOUCH’ 뿐만이 아니라, 점점 더 많은 K팝 그룹들이 새로운 트렌드의 음악들을 도입하고 적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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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작곡가는 “지금은 K팝 시장 자체가 한국 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전 세계가 듣는다. 한국 시장에만 국한돼 볼 수만 없고, 예전 관념으로만 시장을 볼 수 없다. 음악 시장이라는 게 월드와이드하다. 요새는 전 세계가 같이 공유하고 호흡하고 느끼는 거 같다. 옛날에는 나라마다 유행이 달랐는데, 요즘에는 그런 게 거의 없더라. 물론 어느 지역은 힙합을 선호하고, 어디는 하우스를 선호하고 하는 세세한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행하는 건 거의 똑같다. 하다못해 최근에 PPAP가 그렇게 세계적으로 히트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옛날에는 시간차로 유행이 돌았는데 요새는 그게 전혀 없다. 어떤 게 유행하면 세계가 유행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가요계도 새로운 장르를 많이 할 거다. K팝에서 아이돌을 뗄 수가 없지 않나. 기본적으로 K팝에서 가장 크게 수출을 한 게 아이돌 음악이다. 아이돌 그룹이 자기만의 음악을 점점 찾다보면 좋아하는 음악과 트렌드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그 친구들 나이 때에서 트렌디한 장르를 들으니까 자기도 알게 모르게 접목이 되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듣는 사람도) 올드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렇게 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아이돌의 유행을 주도하는 당장 SM이나 YG도 시작하고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도현 작곡가는 “나는 메이저에서 활동하다가 그런 쪽에 관심을 가져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메이저와 트렌디한 음악이)어느 정도 절충이 되면 좋을 거 같다. 메이저 시장에서의 음악과 홍대나 이태원 쪽에서 하는 음악이 동떨어져 있다. 물론 SM이나 YG같은 회사에서 많이 시도를 하고 있어서, 그게 많이 좁혀져가고 있다. 이 간극이 더 좁혀지고 절충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해 K팝의 새로운 웨이브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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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화는 2017년 1월 2일 0시 정규 13집 앨범 ‘13TH UNCHANGING - TOUCH’의 온라인 음원을 공개하고 3일 오프라인 앨범을 발매한다. 이에 앞서 29일 오후 8시 30분 방송 KBS2 ‘2016 KBS 가요대축제’와 31일 오후 8시 45분 방송 MBC ‘2016 MBC 가요대제전’에 출연한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