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DA:다] 꿈 소재 ‘루시드 드림’, 높은 벽 ‘인셉션’을 넘어라

입력 2017-02-15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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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영화 ‘인셉션’은 2010년 개봉 당시 전세계 영화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인셉션’은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서 수많은 질문(이라 쓰고 떡밥이라 읽는다)을 던지고 관객이 직접 그 답을 찾게 했다.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능동적인 관람을 요구한 것. 한국에서도 6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인셉션’은 7년이 흐른 현재도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

2017년 2월 22일 국내에도 최초로 스스로 자각한 채 꿈을 꾸는 현상을 일컫는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한 영화가 온다. 용어 그대로 제목도 ‘루시드 드림’이다.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고수)가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감춰진 기억 속에서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쫓는 과정을 그린 SF 스릴러 영화다. 풀어내는 이야기는 다르지만 ‘인셉션’과 꿈이라는 동일한 소재를 다뤘기 때문에 줄곧 같은 선상에서 비교돼 왔다.


‘루시드 드림’을 연출한 김준성 감독은 제작보고회 당시 “꿈이라는 소재 자체가 신선하고 재밌을 것 같았다.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았지만 상업적으로 풀어내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셉션’도 국내외적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인셉션’에 비해서는 예산이 턱없이 모자랐지만 대중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털어놨다. 감독이 먼저 나서서 ‘인센셥’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15일 오후 CGV 왕십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인셉션’과의 비교는 불가피했다. 김 감독은 “꿈에 대한 이야기를 ‘인셉션’이 선점했다고 본다.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택하고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인셉션’이 신경 쓰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셉션’과 다른 지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비교를 피할 생각은 없다. 예산상 그 영화 작품처럼 큰 비주얼을 보여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주연 배우 고수 또한 “수천억원을 들여서 만든 같은 소재의 영화가 있지만 우리는 주어진 상황에서 젊은 패기와 에너지로 만들고 참여했다. 한국 영화의 발전을 위해 도와달라”고 말했다. 설경구도 “신인 감독 김준성 감독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루시드 드림’에는 ‘인셉션’처럼 꿈과 관련한 요소들이 대거 등장한다. 타인의 꿈으로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드림워커 디스맨과 그들이 이용하는 공유몽, 꿈에서 깨어나는 장치 RC 등이다. 특히 ‘인셉션’이 팽이로 꿈을 인지했다면 ‘루시드 드림’은 시계 속 초침의 움직임으로 인지한다. ‘인셉션’을 떠올리며 보는 재미가 있다.

소재는 신선하나 비주얼적으로는 한계가 있다. ‘루시드 드림’은 59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 할리우드 대작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후반 CG 작업에 공을 들였다고는 하지만 도심이 무너지는 장면은 ‘인셉션’을 기대했다가도 역시나 아쉬움을 남긴다. 제작비의 한계다.


때문에 ‘루시드 드림’이 택한 방법은 가족애와 부성애를 버무리는 것이었다. 아이를 찾기 위해 찾아나서는 아버지가 주인공이다. 배우 고수가 맡아 비통함에 젖은 감정 연기부터 추격전, 몸싸움 등 고강도 액션까지 소화했다. 캐릭터를 위해 10kg을 찌웠다가 다시 1주일 만에 감량하는 투혼도 발휘했다.

고수는 “힘이 빠진 상태로 촬영장에 갔다. 후반부 액션 장면을 찍을 때는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추락 장면에 대해서는 “와이어를 다리에 묶고 떨어졌는데 벽에 목을 부딪쳤다. ‘끝인가’ 싶더라. 감각이 살아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고 회상했다.

‘생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고수는 이날 시사회 도중 눈물을 쏟았다. 이는 함께 영화를 본 설경구와 강혜정의 증언(?)에 의해 밝혀졌다. 설경구는 “후반부에 고수가 많이 울더라. 그의 눈을 보니 나도 슬퍼지더라”면서 고수에게 “고생했다”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강혜정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자에게 티슈를 줬다”면서 “고수 오빠가 많이 이입한 것 같다. 감독님이 영화를 잘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수는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몰입해서 그런 것”이라고 고백했다. 혼신의 열연을 다한 고수를 울린 ‘루시드 드림’은 관객까지 울릴 수 있을까. 2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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