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잘하고 싶었는데…” 대표팀 하차한 임정우의 아쉬움

입력 2017-02-17 1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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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아쉽습니다.”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하차하게 된 임정우(26·LG)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우규민(32·삼성)과 장시환(30·kt) 등 동료들의 위로에도 아쉬움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17일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 구시카와구장에서 훈련 도중 “임정우를 임창민(NC)으로 교체하기로 했다”며 “지금쯤 전력투구가 돼야 하는데, 좀처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다. 대회 끝까지 함께하길 바랐는데 아쉽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날 훈련에 앞서 코칭스태프와 회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임정우는 훈련 첫날인 13일부터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훈련 중인 12명의 투수 중 유일하게 불펜피칭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정도다. 17일 임창용(KIA)과 이대은(경찰야구단)이 하프피칭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섰지만, 임정우의 불펜피칭 시기는 오리무중이었다.

임정우의 주무기는 낙폭이 큰 커브다. 한국의 1라운드 상대인 이스라엘과 네덜란드를 상대로 효과를 볼 수 있는 ‘히든카드’로 기대가 컸다. 송진우 대표팀 투수코치는 “네덜란드와 이스라엘 선수들을 상대로는 횡으로 휘는 공보다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잘 통할 수 있다. 커브를 잘 던지는 투수들을 선발한 이유”라고 했다.

오전훈련이 끝난 뒤 만난 임정우는 좀처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생애 첫 A대표팀에 선발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도중하차한 아쉬움은 생각보다 더 컸다. 그는 “WBC는 정말 큰 대회다. 태극마크를 달고 꼭 잘하고 싶었는데 정말 아쉽다”면서도 “다시 몸을 잘 만들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 우규민도 “함께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후배를 위로했다.

한편 임정우는 대표팀 귀국일인 23일까지 훈련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 감독은 “편안하게 훈련하고 가라”며 그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던 임정우의 부담을 덜어줬다. 임정우는 “이제 다시 잘 만들어야죠”라고 외치며 발걸음을 옮겼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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