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지용(29). 스포츠동아DB
김지용은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6경기에 등판해 6.2이닝 9안타(2홈런) 4볼넷 1사구 8삼진 7실점(5자책점)으로 좋지 않았다. 정규시즌 첫 등판이던 1일 고척 넥센전에서도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1.1이닝 동안 3안타, 1볼넷을 내주며 지난해와 같은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4일 잠실 삼성전에서 1.1이닝 2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안타, 볼넷도 없이 깔끔한 투구였다.
LG 양상문 감독은 김지용의 부진했던 이유로 “지난해 뭣 모르고 던졌다면 올해는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기면서 마음이 조급해졌을 것이다. 급해지면 힘이 많이 들어가고 그러면 좋았던 투구밸런스가 흐트러지게 마련”이라며 “감각을 되찾으라고 (점수차가 크게 나서) 편할 때 투입했는데 구위가 좋았다. 거의 회복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LG로서는 김지용의 부활이 어느 때보다 반갑다. 마무리 임정우가 부상으로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했고, 컨디션이 좋았던 이동현도 갑작스러운 옆구리 부상으로 재활에 돌입했다. 지난해 팀의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김지용의 활약이 절실했다.
김지용도 “속이 다 시원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시범경기까지는 정말 답답했다. (임)정우가 없는 동안 불펜에서 힘을 보태야 하는데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다. 공이 안 가다 보니 고민도 많이 했다”며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 몸이 덜 올라온 상태여서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내 공을 자신 있게 던지지 못했다. 맞지 않으려고 피하다가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시즌 돌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상적인 컨디션을 되찾았다. 김지용은 “정우도 빠지면서 더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며 “다행히 구위는 만족할 만큼 올라왔다. 이제 박빙 상황에서도 내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직구, 슬라이더 단조로운 투-피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플리터를 좀더 가다듬었다. 그는 “스플리터는 지난 시즌에도 간간이 던졌는데 지금은 스트라이크존에도 꽂을 수 있게 연마했다. 사인이 나면 언제든 던질 준비가 돼있다”며 “아프지 않고 한 시즌 끝까지 열심히 던지고 싶다”고 그다운 각오를 밝혔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