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 부산! 야구는 사직으로 축구는 구덕으로

입력 2017-04-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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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랜드전 ‘축구성지’ 구덕운동장 팬들 운집
이정협 5경기 연속골 폭발…3-0 승리 보답


‘추억의 축구 성지’ 부산 구덕운동장이 축구 열기로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는 9일 구덕운동장에서 서울이랜드와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6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앞선 2경기에서 평균 4593명의 관중이 찾은 구덕운동장에는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분 이날도 2230명이 입장해 되살아난 부산의 축구 열기를 함께했다. 아시아드주경기장을 안방으로 썼던 지난해 부산의 홈 평균 관중이 153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변화다.

당초 올 시즌 아시아드주경기장과 구덕운동장을 번갈아 활용하려던 부산은 종전 입장을 바꿔 4일 ‘구덕운동장 정착’을 선언했다. 이미 구덕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의 동의를 얻고, 일정 변경이 불가피했던 챌린지(2부리그) 타 구단들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등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 이사를 지낸 최만희 부산 대표는 “부산 축구의 부활을 위해 상징적 의미가 있는 구덕운동장에 뿌리를 박자”며 뚝심을 발휘했고, 결국 실현시켰다.

구덕운동장은 부산 축구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장소다. 프로축구 태동기부터 2002년 초반까지 대우 로얄즈(부산 아이파크 전신)의 진한 추억이 여운처럼 남아있다. 로얄즈는 4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구덕운동장을 부산의 축구 성지로 만들었고, 김주성 하석주 안정환 등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부산 대우 로얄즈 시절 안정환. 사진제공|부산 대우


구덕운동장으로의 전격 복귀 결정은 현재까진 그야말로 대박이다. ‘축구 성지’라는 상징성을 갖춘 데다, 야구단(롯데 자이언츠)과 농구단(kt 위즈)이 위치한 동부권의 사직동에 비해 그동안 스포츠에 갈등을 느꼈던 서부권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접근성, 시야, 경기 집중도 등의 측면에서도 아시아드주경기장보다 낫다는 평가다. 더구나 경기장 주변 지역상권의 부활도 기대되자, 서구청 등 해당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적극적이다.

되살아난 팬들의 함성과 열기 덕분인지 부산은 이날 서울이랜드를 3-0으로 따돌리고 4승1무1패, 승점 13으로 2위 자리를 지켰다. 국가대표 이정협은 후반 15분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5경기 연속골을 폭발하며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부산 이정협.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구덕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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