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안방 안정시킨 김민식의 ‘포수론’

입력 2017-05-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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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민식.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KIA의 주전포수는 김민식(28)이다. 4월7일 4대4 트레이드를 통해 SK에서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직후부터 빠르게 적응하며 주전포수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김민식이 3일까지 24경기에서 거둔 타격 성적은 타율 0.254(63타수16안타), 8타점. 그보다 더 빛나는 지표는 0.474(19시도 9성공)에 달하는 도루저지율이다. 도루저지 횟수만 봐도 이 부문 2위 그룹(5개)과 격차가 크다. 이는 상대의 도루 시도 횟수를 줄이고, 주자의 움직임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루저지율도 중요하지만, 내가 안방을 지킬 때 뛸 수 없다는 인식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일본 국가대표 포수 스미타니 긴지로(세이부)의 말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3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김민식에게 투수리드와 도루저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KIA 김민식.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상대 타자 약점을 고려한 리드”

포수에게 투수리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다. 투수를 이끄는 스타일도 포수마다 각기 다르다. 일본 국가대표 포수 출신 사토자키 도모야는 “리드는 결과론이다. 팀의 승패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민식은 “나는 투수의 장점보다는 상대 타자의 약점을 고려한 리드를 하는 유형”이라고 했다. 볼카운트, 주자 상황에 따라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간파하고 빠르게 변화를 준다. 무조건 공격적인 리드가 아닌, 점수차와 팀의 공격력, 다음 투수까지 고려한다는 얘기다.

KIA 김기태 감독은 김민식이 처음 KIA에 합류했을 때 “중간은 없다. 배짱 있게, 과감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김민식은 이 말을 실천으로 옮겼다.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로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 감독은 “(김민식이)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적응하려고 하더라. 체력적으로 힘들 텐데 잘해주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경기에서 KIA 양현종이 2회말 무사 2루에서 넥센 5번 허정엽을 2루땅볼로 처리한 뒤 포수 김민식과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도루저지는 투수들 덕분, 체력도 OK”

도루저지에 대해선 “투수들이 잘해준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빠른 슬라이드 스텝(퀵모션) 덕분에 도루를 잡아내기 수월하다는 얘기다. 도루저지를 위해선 미트에서 공을 빼는 속도가 빨라야 하고,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송구능력도 필요하다. 이에 김민식은 “투수의 슬라이드 스텝이 느린데, 내 힘만으로 도루를 막아낼 수는 없다. 내 장점보다는 투수들의 힘이 크다”고 밝혔다.

김민식은 올해 포수로 174.2이닝을 소화했다. 꾸준히 마스크를 쓰며 KIA의 주전포수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줬다. 수비에 초점을 맞추고 실전경험을 쌓다 보니 자신감도 커졌다. 이기는 경기를 하다 보니 힘든 것도 잊었다. “나카무라 다케시 배터리코치님께서 당장은 공격보다 수비를 강조하셨다. 실수해도 상관없으니 무조건 자신감을 갖고,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며 “낮 경기(오후 2시) 때 다소 피곤하기도 하지만, 팀 성적이 좋다 보니 아직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체력적인 문제는 승패에 따라 좌우되기도 하는데, 자꾸 이기다 보니 자신감도 커지고, 기쁨도 느낀다”고 밝혔다.

KIA 김민식. 스포츠동아DB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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