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마운드 20대 영건 권력교체가 도래하다

입력 2017-05-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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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최원태-롯데 박세웅-LG 임찬규-kt 고영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2017시즌 KBO리그의 수확은 ‘영건들의 집단 출현’이다. 10개 구단이 육성에 눈을 뜬 이래 뿌린 씨앗들이 서서히 성과물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양현종(KIA) 차우찬(LG) 등 1988년 서울올림픽 전후 세대 이후를 계승할 토종투수들의 명맥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현실은 한국야구의 중대한 과제였다. KBO리그는 해마다 흥행기록을 써내려갔고, 국제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뒀으나 서서히 정체 혹은 한계에 직면하고 있었다. 2017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패는 균열의 증거였다. 2017시즌 개막전이 5개 구장 전부 외국인투수였던 현실은 뉴 페이스 토종 에이스의 갈증을 더욱 심화시켰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2017년 20대 젊은 투수들의 등장은 KBO리그의 벼락같은 축복이랄 수 있다.


● 가치로 충만한 20대 선발투수들

KBO리그의 가장 혁신적 구단인 넥센은 20세 최원태, 23세 조상우, 24세 한현희가 선발진의 중심이다. 28세 신재영이 선발진 고참급이다. 특히 최원태는 넥센 최다이닝(56이닝) 투수로서 벌써 4승(방어율 3.21)을 거뒀다. 부상을 털고 선발 수업을 쌓고 있는 조상우-한현희도 3승(방어율 3.63), 2승(방어율 2.38)을 각각 얻었다.

롯데도 미래를 걸고 박세웅(22)-김원중(24)-박진형(23)을 키우고 있다. 이 중 박세웅은 4승(2패) 방어율 1.91로 잠재력이 터졌다. 롯데는 경험이 일천한 김원중, 박진형에게 원칙적으로 주 1회 등판을 배려할 정도로 체력을 챙기고 있다.

투수력의 팀 LG에서 방어율 1위 선발은 25세 임찬규다. 6경기(33.2이닝)에서 3승(1패) 방어율 1.34다. KIA 24세 사이드암 임기영도 8경기(46.1이닝) 4승(2패) 방어율 1.94라는 경이로운 실적을 내고 있다. kt 26세 사이드암 고영표(44.1이닝 4승3패 방어율 3.25)도 핵심선발로 자리매김했다.

넥센 한현희-롯데 김원중-KIA 임기영(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관리와 성장 사이에서

20대 젊은 투수들일수록 갑작스런 투구수 증가에 몸의 적응이 힘겹다는 것은 법칙처럼 통한다. 감독들은 단기성적으로 평가받음에도 영건투수 활용법을 세심하게 가져가려 하는 것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다. 최근에는 야구를 아는 프런트가 속속 등장하며 젊은 투수를 체계적으로 보호하는 추세다. 그렇지 않고, ‘투수의 어깨는 던질수록 단련된다. 한계를 돌파하지 못하면 발전도 없다’는 정신론에 함몰되면, 한국야구 차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한화 22세 우완 김민우(어깨 손상), 27세 우완 장민재(3패, 방어율 6.17)가 처한 상황을 야구계가 안타까워하는 이유다.

한화 김민우-장민재(오른쪽). 스포츠동아DB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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