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넥센 이보근, 준비된 마무리의 여유

입력 2017-05-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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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보근. 스포츠동아DB

요즘 넥센의 마무리투수는 이보근(31)이다. 2016시즌 36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쥔 김세현(30)의 부상(내전근) 이탈과 맞물려 그의 입지가 공고해졌다. 올 시즌 처음 마무리로 나선 5월11일 마산 NC전부터는 4연속경기세이브를 따내며 안정감을 자랑했는데, 이 기간에 4이닝을 책임지며 실점도 단 1점에 불과했다.

사실 이보근에게 마무리는 어색한 자리가 아니다. 2009시즌에도 황두성을 대신해 뒷문을 책임지며 7세이브(7승7패4홀드)를 따낸 바 있다. 그 당시 경험이 엄청난 도움이 됐다. 17일 고척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이보근은 “가장 컨디션 좋은 선수가 마무리로 나갈 때였다. 그때는 나도 어렸다. 던지는 구종도 그때와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언제 나가든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넥센 이보근. 스포츠동아DB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부터는 더욱 강력해졌다.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와 슬라이더에 포크볼까지 완벽하게 장착한 결과다. 2016시즌 67경기에서 5승7패25홀드, 방어율 4.45를 기록하며 홀드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고, 올해도 16일까지 17경기에 등판해 1승4세이브8홀드, 방어율 3.44의 성적을 거뒀다. 이보근의 활약을 필두로 뒷문이 강해지면서 마이너스에서 맴돌던 승패마진을 끌어올렸다. 이에 넥센 장정석 감독은 “(이보근이) 많이 안정됐다”며 “공의 높이에 변화가 있었고, 초반에 좋지 않았던 공 끝의 움직임이 살아났다. 결과가 좋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안정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보근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셋업맨으로 나설 때와 달라진 점은 1이닝 먼저 나가느냐 늦게 나가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5월 들어 대량실점이 없다 보니 기록도 그만큼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을 때도 그냥 ‘끝났구나’ 싶었다. 마무리라는 보직이 특별할 수 있지만, 나는 (김)세현이의 앞에서 던질 때와 같은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를 뿐이다. 항상 팀의 승리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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