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그레이시(왼쪽부터) 예소·현서·예나·신영, 사진=혁앤컴퍼니
최근 동아닷컴과 인터뷰를 진행한 그레이시는 자신들의 특징이자 매력으로 ‘미성년자 복고’를 꼽았다.
정예나는 “다른 걸그룹은 멤버 중에 한 두 명은 성인이 있지 않나. 우리보다 어린 걸그룹 멤버는 있을지 몰라도, 우리처럼 멤버 전원이 성인이 아닌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그룹은 흔치 않다. 그러다보니 절제되지 않은 자유분방한 매력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예소도 “우리가 다 10대다. 10대만이 가질 수 있는 당참이나 풋풋함, 패기와 상큼함이 매력인 거 같다”며 “또 오랜만에 나온 복고 콘셉트 걸그룹이다. 미성년자인데 복고를 하는 그룹은 드무니까 잘 지켜봐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레이시가 이처럼 자신 있게 밝힌 ‘여고생 복고’를 보여줄 데뷔곡은 ‘쟈니 고고’로, 6월 1일 음원 발매가 확정됐다.
‘쟈니 고고’에 대해 이예소는 “‘쟈니 고고’는 7~80년대 뜨겁게 달아오르던 그 열기와 열정을 담은 디스코 음악이다. 포인트 안무와 가사로 우리의 상큼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 또 후렴구에 반복이 있는 중독성이 강한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까지 설명을 들으면 과거 ‘롤리폴리’ 등으로 복고 콘셉트를 앞세워 인기를 끌은 티아라가 생각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레이시는 자신들은 티아라와는 또 다른 복고라고 밝혔다.
걸그룹 그레이시(왼쪽부터) 현서·예나·예소·신영, 사진=혁앤컴퍼니
정예나는 “티아라와 비교되는 건 영광인데, 우리는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티아라와 다르다는 건 무대를 보면 알 수 있다. 또 티아라 분만 아니라 다른 걸그룹도 복고 콘셉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분들이 요즘 트렌드로 맞춘 음악과 콘셉트라면, 우리는 오리지널 복고를 추구했다. 7~80년대 분들이 우리를 보고 추억을 회상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싶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예나는 ‘복고’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의까지 내리는 고심을 거듭하면서 그레이시만의 복고 콘셉트를 연마했다.
정예나는 “복고란 뭘까 고민했는데, 뜻이 잘 안 나오더라. 그래서 혼자 곰곰이 생각했는데 7~80년대 부모님세대 때 유행하던 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디스코는 7~80년대 유행하던 음악의 장르라고 생각한다”라고 그레이시의 복고는 7~80년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이에 고현서도 “티아라는 노련한 복고였다면 우리는 10대들이 내는 복고다. 무대를 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거다”라고 자신했다.
지금이야 자신 있게 ‘우리는 복고 콘셉트’라고 말하는 그레이시지만, 사실 이들도 처음에는 다른 걸그룹처럼 청순하고 예쁜 콘셉트가 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정예나는 “우리도 청순콘셉트를 하고 그러고 싶었는데, 우리가 중소 기획사다. 그러다보니 기획력으로 승부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중에 복고가 흔치 않아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그레이시는 기왕에 하게 된 것, 제대로 하자고 마음을 먹고 연습에 매진했다. 그중에서도 그레이시가 특히 노력을 쏟은 부분이 바로 칼군무다.
정예나는 “우리가 팀으로 닮고 싶은 그룹이 여자친구다. 우리도 칼군무를 많이 신경썼고 ‘그레이시하면 칼군무’라고 듣고 싶다”라고 말했고, 고현서는 “안무가 힘든 점이 많다. 대표님이 칼군무를 중요시한다. 안무에서 찌르는 안무가 많은데 각도가 중요하다. 큰 화면으로 동영상을 보면서 초단위로 끊어서 선과 각도를 맞춰 가면서 연습을 했다”라고 미세한 오차마저 허용하지 않는 칼군무를 예고했다.
걸그룹 그레이시(왼쪽부터) 현서·신영·예나·예소, 사진=혁앤컴퍼니
이렇게 많은 연습과 준비를 했기 때문인지, 10대의 패기 덕분인지는 몰라도, 그레이시는 긴장과 부담보다 빨리 보여주고 싶다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6월 1일 데뷔무대를 앞둔 소감을 묻자 정예나는 “걱정은 안 되고 빨리 하고 싶다. 무대에서 그레이시가 준비한 걸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뿐이다”라고 말했고, 팀의 막내 이예소도 “데뷔를 한다는 거 자체가 꿈을 이뤘기 때문에 행복하다. 언니들과 무대에 설 생각에 설렌다. 기쁨밖에 없는 거 같다”라고 밝혔다.
팀내에서 가장 맏언니인 고현서는 “나도 일단 설레고 기대된다. 우리가 나올 때 어떻게 받아들이지 기대도 많이 된다. 많은 경험도 하고 싶다. 나는 행사를 진짜 해보고 싶다. 행사는 되게 자유롭지 않나 소통을 할 수 있으니 그렇다. 팬사인회도 하고 싶다”라고 데뷔이후 활동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그레이시의 멤버 중 박신영만은 약간의 걱정을 드러내긴 했다. 박신영은 “기대도 되는데 걱정도 된다. 이런 무대도 처음이고, 준비는 했지만 실수할까 걱정도 하고 그런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녀는 곧 “그래도 열심히 준비해서 올라가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
그레이시 멤버들이 빨리 데뷔 무대에 오르고 싶어 하는 이유에는 멤버 각각의 사연도 얽혀있다. 그리고 그 사연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걸그룹으로서 무대에 오를 재능과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먼저 정예나는 “내가 어려서부터 발레만 하고 지냈는데, 그 꿈을 버리기 아쉬웠다. 부모님 지원도 많이 해줬고 콩쿠르에서 상도 탔었다. 그런데 발레를 하다가 캐스팅이 많이 됐었다. 그러다보니 이쪽 일에도 흥미가 생겼고 재미를 느끼게 됐다. 발레는 내가 선택해서 한 게 아니지 만 여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다. 내가 좀 더 재미를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더 걸그룹으로 성공을 해야 한다. 이 길 아니면, 잘 안되면 다른 걸 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라고 데뷔를 기다리는 사연을 밝혔다.
이어 이예소는 “나는 어릴 때부터 꿈이 가수였는데, 가수가 되겠다고 하면 주위에서 비웃는 게 있지 않나. 엄마도 ‘네가 어떻게 가수를 하냐’라고 그랬고, 친구들도 ‘공부나 하라’고 하는데, 무대에서 증명하고 싶다. 그리고 엄마와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데뷔 무대를 하면 나를 증명할 수 있어서 기쁠 거 같다”라고 자신의 이유를 털어놓았다.
고현서는 “나는 부모님이 처음엔 이 길을 반대했다. 그래서 나 스스로 뭔가를 보여줘야겠다 싶어서 댄스팀에 지원을 했고, 거기 오디션을 보고 합격을 했다. 그런데 그 팀에 나가려면 지하철로 두 시간 정도 가야했다. 집에 얘기하자 부모님이 너무 멀다고 반대해서 결국 못 들어갔다. 그래도 진심을 전하고 싶어서 부모님에게 편지를 썼는데, 그때 쓴 편지가 A4 용지 앞뒤로 8장이었다. 거기에 어떻게 오디션을 보고 어떻게 연습을 할 건지 정말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썼다. 그걸 책상에 놓고 학교를 갔는데, 집에 오니까 허락을 받았다”라고 말해 자신의 계획과 부모님의 허락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박신영은 “난 걸그룹이 하고 싶어서 온 거긴 한데, 내가 이 길을 못갈 줄 알고 상고를 갔었다. 꿈을 포기했다가 다시 꾼 거라 더 간절한 거 같다”라고 데뷔의 간절함을 밝혔다.
걸그룹 그레이시(왼쪽부터) 현서·예나·예소·신영, 사진=혁앤컴퍼니
물론 그렇다고 그레이시의 꿈이 단지 데뷔로만 끝나는 건 아니다. 당연히 데뷔 이후에도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이예소는 “일단 우리 목표는 그레이시라는 그룹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또 신인상을 꿈꾼다. 상을 있는 대로 다 타고 싶다”라고 말했고, 정예나는 “이게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흔한 콘셉트가 아닌데다가 경쟁력 있는 콘셉트라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이예소와 고현서는 “또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걸그룹이다. 앞으로 여러 가지 콘셉트를 하고 싶다”라며 “우리가 그레이시인 이유가 있다. 회색이 어떤 색이 더해져도 고유의 색을 잃지 않는 색이다. 우리도 어떤 콘셉트를 하더라도 우리만의 색을 잃지 않는 팀이 되려고 한다”라고 그레이시와 그레이시가 지닌 다양한 가능성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