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새 예능드라마 ‘최고의 한방’이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과 함께 오늘(2일) 첫 방송된다. 하지만 금요일 밤 11시, 방송가는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최고의 한방’은 화제성을 독식하고 있는 MBC ‘나 혼자 산다’,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 등과 동시간대 경쟁을 해야한다. 이 난장판에 나타난 ‘최고의 한방’은 앞서 흥행한 ‘프로듀사’ ‘마음의 소리’를 잇는 KBS의 예능드라마며 관계자들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선 ‘최고의 한방’은 두 연출 감독의 도전 작이다. ‘1박2일’ 유호진 PD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며 배우 차태현이 드라마 ‘프로듀사’에서 연기했던 라준모PD를 예명으로 사용, 직접 연출과 연기를 한다.
유호진 PD가 예능을 하며 쌓아온 캐릭터 플레이와 재기 넘치는 연출력에 라준모(차태현) PD가 다수의 작품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가 더해져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시각의 연출이 담길 전망이다.
유호진PD는 “시청자가 직접 보면 안다. 라준모PD의 연출 특징이 묻어난다면 우리 드라마만의 강점이 될 것이다. 본격적인 상황코미디가 많이 없었다. 짧고 경쾌한 톤이 다른 드라마를 선보이겠다. 특히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는데 그게 우리의 경쟁 포인트다”라고 자부심을 표현했다.
공동 연출을 맡은 차태현은 왕년에는 잘나가는 아이돌의 매니저였으나 현재는 월드기획이라는 존재감 없는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 팍팍한 현실 속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현실적인 인물인 이광재 역을 맡았다.
차태현은 “공동 연출 제의를 받았을 때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스태프들이 나를 PD로 인정할지가 걱정이었다. 결정하는데 힘들었다. 라준모PD라는 예명을 쓰면 덜 어색해하실 거 같아서 이름을 썼다”고 ‘프로듀사’ 캐릭터 이름을 사용한 이유를 전했다. 더불어 연출의 기술적인 면에 어려움을 토로하며 “배우 차태현은 ‘이제 좀 그만 찍자’ PD로서는 ‘더 찍자’. PD로서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그림을 생각하고 찍으려고 한다”고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이야기는 타임슬립에서 시작된다. ‘최고의 한방’은 죽은 줄 알았던 톱스타가 살아 돌아왔다는 설정에서 기획된 작품이다. 극중 1993년도 23살의 나이로 가요계를 휩쓸었던 그룹 제이투(J2) 멤버 유현재(윤시윤 분)가 하와이어로 시간이라는 뜻을 가진 바람 카올라와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 그로부터 24년 뒤인 2017년에 불시착해 자신과 같은 23살이 된 아들과 조우한다.
유호진PD는 유행하고 있는 소재인 타임슬립에 대해 “‘최고의 한방’이 기획된지는 꽤 됐다. 1년만에 타임슬립 홍수 시대가 될지는 몰랐다. 다른 드라마에서 타임슬립이 범죄, 사건에 쓰인다면 우리 드라마에서 타임슬립은 세대와 관련돼 있다”고 작품의 차별점을 소개했다. 이어 “90년대는 청춘들이 조금 더 자기 의지를 낼 수 있는 시대였는데 현재의 청춘들은 누군가에게 발탁돼야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우리 드라마의 타임슬립은 옛날사람과 요즘 사람간의 소통 계기다”라고 정리했다.
기본적으로는 가족 시청자를 염두에 둔 유쾌한 드라마다. 차태현(이광재 역) 뿐만 아니라 윤시윤(유현재 역), 이세영(최우승 역), 김민재(이지훈 역), 윤손하 (홍보희 역), 동현배(MC드릴 역), 홍경민(박영재 역) 등이 출연하며 이들은 시공간, 세대를 초월해 훈훈한 웃음과 달달한 로맨스 그리고 가슴 찡한 추억을 선사한다.
특히 차태현은 라준모PD로서 캐스팅 이유를 묻는 질문에 ‘최고의 한방’의 혁신성(?)을 꼬집었다. 그는 “나도 중간에 캐스팅이 된 상황이라 캐스팅 비화를 잘 모른다. 제일 먼저 윤시윤, 김민재, 믿기지 않겠지만 홍경민이 캐스팅이 돼 있었다. 나의 힘으로 홍경민이 ‘최고의 한방’에 출연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달라. 홍경민이 캐스팅된 이후 이 드라마가 예능이라는 걸 알았다. 도전적인 작품이다”라고 ‘최고의 한방’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제작진과 출연진, KBS 모두에게 도전이 되는 작품 ‘최고의 한방’은 6월 2일 금요일 밤 10시 ‘프롤로그’ 후, 밤 11시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몬스터유니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