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①] ‘써클’ 민진기 PD “예능PD표 드라마? 판단력·소통 장점”

입력 2017-07-03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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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클’ 민진기 PD “예능PD표 드라마? 판단력·소통 장점”

‘기승전 로맨스’에서 탈피한 새로운 드라마의 탄생.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극본 김진희 유혜미 류문상 박은미, 연출 민진기, 이하 써클)의 이야기다.

‘써클’은 2017년과 2037년 두 시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는 SF 추적극. 2017년 미지의 존재로 인해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쫓는 ‘파트1: 베타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 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현재와 미래를 오가는 타임슬립이 아닌, 다르면서도 이어져 있는 두 시대의 이야기가 한 회에 펼쳐지는 ‘더블트랙’ 형식의 새로운 드라마다.

특히 한국형 SF 추적극을 표방한 ‘써클’은 기존 장르물과는 다른 색깔을 지닌다. 과거에서 현재로의 시공간을 그린 기존 작품들과 달리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그리며 새로운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로맨스로 일관된 전개와 다른 드라마들과는 분명한 차이다.

연출을 맡은 민진기 PD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기획 단계부터 로맨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작품이 조명하고 싶은 부분은 형제애와 미래사회다. 딱딱한 과학이라는 주제가 말랑말랑한 로맨스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형제애로 차가운 부분을 녹이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리 작품에는 ‘엄마’를 대변할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다. 이 역시 차갑고 딱딱한 미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장치다. 모성애가 주된 기존 드라마와의 차별성도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겠지만, ‘국내 첫 SF 드라마’를 완주할 수 있어 만족한다”며 웃었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에 미소를 띄운 민진기 PD. 그럼에도 분명한 아쉬움은 존재한다. 바로 CG(컴퓨터 그래픽) 부분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에 익숙한 시청자에게 ‘써클’의 CG는 극 몰입도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에 대해 민진기 PD는 “CG 부분은 연출자인 나에게도 커다란 숙제다. 사실 제작비의 한계가 거기서 드러난다. 우리 작품은 사전제작이 아니다. 생방송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하며 CG 작업을 해줄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이런 말이 변명같지만, ‘써클’에서 보여준 CG가 우리가 당장 구현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며 “시간과 비용이 더 있었다면 완성도 높은 CG를 보여줄 있었을 텐데 아쉽다. 가장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또 CG 못지않게 시청률 역시 아쉽다는 민진기 PD다. 그는 “수치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히 있다. 올해 방영된 tvN 드라마들과 비교하면 나쁜 수치는 아니다. 다만, 대외적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시청률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타깃시청률은 꽤 높은 편이다. 3%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이 수치에 해당하는 시청자분들에게 너무 감사한 일이다. 또 아직 ‘써클’을 접하지 못한 분들도 분명 첫 회부터 ‘정주행’한다면 우리 작품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시청해주신 ‘써클’ 팬과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민진기 PD는 ‘써클’의 아쉽고 부족한 부분에도 애정이 넘친다. 그도 그럴 것이 ‘써클’은 그가 선보인 드라마 처녀작. ‘롤러코스터’, ‘SNL 코리아’ 등에 참여했지만, 정극(장편물)을 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진기 PD는 “간혹 드라마 PD와 예능 PD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장단점이 있지만, 예능 PD가 드라마를 찍게 되면 확실히 빨리 찍는다. 순발력과 판단력이 상대적으로 좋은 예능 PD의 최대 장점이다. 또 현장 분위기가 무겁지 않다. 간혹 연출자와 배우들 사이에 고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예능 PD이 연출할 경우 그런 경우가 드물다. 그리고 현장에서의 소통이다. 이는 시청자와도 마찬가지다. 작품 중심보다 소통 중심의 작품을 만드는 게 예능 PD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며 “예능 PD에 대한 선입견보다 작품으로 검증받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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