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2연전, 신태용호 ‘강철체력’에 달렸다

입력 2017-07-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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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이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소감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90분 내내 상대 압박 100% 몸상태 관건
U-20 피지컬 전문가 플라비우 합류 유력
최소 1∼2명의 체력전담 인력 보강할듯


통산 10번째이자,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는 큰 위기를 맞았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승점 13)로 2위에 올라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4승4패·승점 12)에 바짝 쫓기고 있다. 남은 일정마저 몹시 부담스럽다. 다음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이란과의 9차전 홈경기에 이어 9월 5일 우즈벡과 10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운명의 2연전 위해 대한축구협회는 큰 결단을 내렸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과 이별하고, 6월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을 지휘한 신태용(47) 감독을 임명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6월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이나, 최악의 경우 불과 2경기 만에 운명을 다할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한 신 감독의 각오에서 평소와는 다른 의지가 읽혔다. “본선은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2경기에 집중한다. 나만의 축구철학과 신념은 있지만 조심스레, 또 안정적인 축구로 무실점에 1골이라도 넣고 이긴다는 생각뿐이다. 최대한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여기에는 한 가지 핵심과제가 있다. 체력이다. 90분 내내 상대를 압도하고 압박하려면 100%의 몸 상태가 전제돼야 한다. 물론 말처럼 쉽진 않다. FIFA의 A매치 소집 규정에 따라 손발을 맞출 시간은 사흘에 불과하다. 컨디션이 제각각인데다, 유럽과 중국에서 활약하는 일부 해외파는 출전시간이 부족해 경기감각이 떨어진다. 태극전사 개개인을 위한, 또 팀 전체를 위한 ‘맞춤형’ 체력훈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최종예선 내내 불안한 항해를 이어온 ‘슈틸리케호’에선 수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는데, 가장 우려를 자아낸 부분 중 하나는 체력이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카를로스 아르무아(68·아르헨티나) 코치에게 피지컬 훈련을 맡겼으나, ‘전문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졌다. 누군가 “슈틸리케 감독의 말동무가 아니냐”는 농담을 던져도 딱히 반박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르무아 코치의 역할과 능력은 모호했다.

다행히 신 감독은 누구보다 피지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나선 주요 국제대회를 앞두고 피지컬 전문가를 영입해 나름의 효과를 봤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올해 U-20 월드컵에서 루이스 플라비우(68·브라질) 코치와 호흡을 맞췄다. 플라비우 코치는 이승우, 백승호(이상 FC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소속팀에서 부침을 겪어온 선수들을 꾸준히 관리해 대회에 임박해선 거의 완성 단계까지 끌어올렸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포항 스틸러스를 지치지 않는 ‘강철군단’으로 완성시켰던 플라비우 코치의 합류가 이번에도 유력하게 점쳐지는 이유다. 한국축구를 아는 대표적인 지한파 외국 지도자이고, 한국문화와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어 별도의 적응기도 필요 없다. 플라비우 코치가 아니더라도, 최소 1∼2명의 체력 전담 인력은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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