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포천 30분 단축…새 고속도로 개통에 달라진 ‘골프지도’

입력 2017-07-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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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골프장은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대한민국 베스트10, 아시아 톱100에 선정될 정도로 코스에 대한 평가가 좋다. 접근성이 좋지 않은 점이 흠이었지만 구리∼포천고속도로 개통으로 큰 수혜를 볼 전망이다. 사진제공|대유몽베르

구리∼포천·홍천∼양양고속도로 개통
경기 북부·강원 지역 골프장 수혜 예상
대유몽베르CC, 그린피 할인 등 이벤트


골프장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들 가운데 하나는 교통이다. 특히 고속도로에서의 접근성이 뛰어날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6월말 대한민국의 교통지도가 달라졌다. 구리∼포천고속도로가 개통했고, 서울과 강원 영동지역을 잇는 홍천∼양양고속도로 구간이 추가되면서 경기 북부와 강원도로 가는 길이 훨씬 빠르고 편리해졌다. 이에 따라 신규 고속도로 인근 골프장들은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더 많은 손님들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골프장은 새 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부쩍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이크우드골프장에서 열렸던 제4회 바이네르 아마추어 골프대회 한강이남 지역 예선의 모습. 스포츠동아DB



● 고속도로 개통 특수에 웃는 골프장들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골프장은 서울 강남에서 불과 30여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동부간선도로의 상습정체와 의정부, 포천으로 이어지는 좁은 도로로 인해 가까운 거리임에도 골프장까지 가는 시간은 많이 걸렸다. 특히 골퍼들에게 이 구간은 가장 피하고 싶은 길로 여겨져왔다. 그에 따라 거리상으로는 가까우면서도 시간상으로는 먼 골프장으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7월부터 그 같은 고민이 싹 사라졌다. 구리∼포천고속도로가 6월 30일 개통하면서 서울 강남을 기준으로 30∼40분 정도면 도착이 가능해졌다. 강변북로, 올림픽도로와 연결된 남구리IC에서 새 길을 따라 북쪽으로 약 20km 이동한 뒤 민락IC에서 빠져나오면 골프장까지 약 7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종전보다 30분 정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레이크우드골프장은 크게 반겼다. 향상된 접근성이 내장객 증가 및 골프장 회원권 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정관 레이크우드CC 본부장은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면서 골프장의 내장객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최소 20% 이상 내장객을 더 끌어모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뿐만 아니라 회원권 가격에도 약간의 상승효과가 생길 전망이다. 과거에 비하면 큰 폭의 상승은 아니겠지만, 10% 정도 회원권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골프장도 비슷한 반응이다. 이 골프장은 뛰어난 자연경관과 대한민국 베스트10, 아시아 톱100에 선정될 정도로 코스에 대한 평가가 좋다. 그러나 서울에서의 접근성이 떨어져 저평가됐다. 구리∼포천고속도로 개통으로 큰 수혜를 볼 전망이다. 고속도로 개통 이전 서울 강남에서 2시간 남짓 걸렸지만, 남구리IC를 이용해 신북IC에서 내리면 서울 동부권에선 1시간, 강남과 서부권에서도 1시간20∼30 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이 골프장은 고속도로 개통을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7월 한 달간 월요일 그린피는 11만∼12만원, 화∼금요일은 11만∼13만원, 토요일은 17만∼18만원 등으로 가격을 할인해준다. 또 1박2일, 2박3일 등 패키지 이용 시 별도의 특가상품도 준비했다. 골프장 주변으로 산정호수와 한탄강유원지, 제2땅굴, 평화전망대, 월정리역 등 관광지가 많아 여름 휴가철에 맞춰 골프와 휴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갖췄다.

류연진 대유몽베르CC 대표이사는 “그동안 서울에서 골프장까지 오는 데 보통 2시간 정도 소요됐다. 그러나 이번 남구리IC∼신북IC 고속도로 개통으로 1시간 정도면 골프장 도착이 가능해지면서 이용이 편리해졌다”며 “여름 휴가시즌을 앞두고 더 많은 고객들이 골프와 휴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밖에도 포천힐스, 푸른솔포천, 참밸리, 일동레이크, 아도니스, 필로스, 베어크리크골프장 등이 새로 개통된 구리∼포천고속도로와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포천∼양양고속도로 노선과 주요 골프장



● 멀어서 못 간다는 말은 이제 옛말

6월 30일 서울과 강원도 양양을 잇는 총길이 150.2km의 동서고속도로가 개통했다. 이에 따라 강원도 속초, 강릉, 고성, 양양, 삼척 등으로 이동하는 데 훨씬 수월해졌다. 동서고속도로는 서울과 강원 영동지역을 잇는 최단거리다. 교통상황에 따라 소요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나, 길이 막히지 않으면 1시간 반 만에 서울에서 양양까지 갈 수 있다. 휴가철을 앞두고 개통된 까닭에 초기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기대만큼의 큰 효과를 보진 못했지만, 접근성이 나아진 것만큼은 사실이다.

이 지역 골프장들에도 희소식이다. 특히 영동권에 자리 잡은 골프장들은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덕분에 수도권에서 찾아오는 골퍼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영동지역으로 골프 나들이를 떠날 경우에는 당일 이용이 쉽지 않았다. 특히 주말에는 꿈도 못 꿨다. 그러나 동서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당일치기 골프도 가능해졌다. 동서고속도로 주변으로는 한화설악프라자, 파인리즈, 설악썬밸리, 파인밸리, 골든비치 등의 골프장이 있다.

접근성이 좋아지면 골프장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기도 이천의 사우스스프링스골프장은 접근성 개선 이후 엄청난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중부고속도로 남이천IC가 개통되면서 IC에서 골프장까지의 거리가 불과 500m밖에 되지 않는다. 과거보다 20분 이상 소요시간이 단축됨으로써 뛰어난 접근성을 갖추게 된 이 골프장은 그만큼 찾아오는 고객도 증가했다. 이후 회원제에서 대중제 골프장으로 변신해 공격적 마케팅까지 펼치며 골퍼들이 즐겨 찾는 골프장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 이후 인근 지역 골프장들도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경기도 광주에서 강원도 원주를 잇는 이 구간에는 골프장이 줄지어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 광주 곤지암에 위치한 이스트밸리, 렉스필드, 그린힐, 남촌골프장 등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경기도 여주에 있는 이포, 블루헤런, 스카이밸리, 신라, 캐슬파인, 360도골프장 등도 30분 정도 단축효과를 얻었다.

또 강원도 원주지역의 오크밸리골프장은 서원주IC에서 불과 4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가장 큰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스키장과 콘도미니엄 등을 갖춘 오크밸리골프장은 고속도로 개통 이후 회원권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까지 보면서 지난해 7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동서고속도로 노선과 주요 골프장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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