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만료 앞둔 4인4색 감독들의 운명은?

입력 2017-07-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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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 LG 양상문 감독, 롯데 조원우 감독(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은 2017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좌측 하단)은 감독 승격 여부가 걸려있다. 이들 감독의 행보는 후반기 눈여겨 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다. 스포츠동아DB

2017년 올스타 브레이크 때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감독 경질, 감독 재계약도 없었다. 그렇다고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감독이 없는 것도 아니다. KIA 김기태 감독, LG 양상문 감독, 롯데 조원우 감독이 2017시즌을 마지막으로 계약 만료된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도 시험대에 올라있다.

구단들은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고 싶어 한다. 2016년 두산이 그랬다. 두산 프런트는 압도적 성적을 냈음에도 김태형 감독과의 재계약 발표시점을 2016년 한국시리즈 이후로 늦췄다. 재계약 합의 발표만 시즌 중간에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합의 발표조차 올스타 브레이크 때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모두가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감독의 성적, 팀이 처한 환경에 따라 모든 것은 유동적이다.


● KIA 김기태 감독

2015시즌부터 팀을 맡았다. 2015년 리빌딩, 2016년 5위에 이어 2017년 전반기 1위 실적을 냈다. 프런트와의 호흡도 좋다. 코치, 선수들도 잘 따른다. 2017시즌을 우승 적기로 보고 팀을 만들었다. 이변이 없는 한, 재계약 전선은 쾌청하다. 관건은 타이밍과 규모다. 묵시적 공감대는 형성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남은 변수는 후반기 성적이다. 정규시즌을 1위로 마감하거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내면 김 감독이 협상에서 더 우대 받을 수 있다. 전반기 KIA(57승28패)는 2위 NC에 무려 8경기를 앞섰다. 2016년 두산(93승)의 단일시즌 최다승을 넘어설 기세다. 부상자만 없다면 순항은 예정된 일에 가깝다.

KIA 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 LG 양상문 감독

공과가 분명하다. 2014년 난파선처럼 흔들리던 팀을 맡아 가을야구를 해냈다는 점이 돋보인다. 2015년 9위로 몰락했지만 2016년 야구계의 예상을 깨고, 플레이오프에 LG를 올려놨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철학을 팀에 관철시켰다. LG의 리빌딩 과정에서 긍정적 성과를 내고 있다. 투타에 걸쳐서 젊고, 유망한 자원들이 쏟아졌다. 명 투수코치 출신답게 LG의 투수력을 KBO리그 톱클래스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문제는 2017시즌이다. 프리에이전트 투수 최대어 차우찬 영입 등 1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구단이 감행했음에도 전반기를 6위로 마쳤다. 만족스러운 순위는 아니다. 견고한 투수력에 비해 야수진의 전력이 떨어지는 현실을 어떻게 타개하느냐가 반등의 조건이다.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 롯데 조원우 감독

롯데는 SK 수석코치였던 조 감독을 깜짝 발탁했다. 초보감독에게 계약기간 2년을 안긴 것을 두고 처음부터 말이 많았다. 그리고 2016시즌 8위에 그치자 재신임 여부가 논란이었다. 결국 롯데는 임기를 채워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조 감독이 원하는 코치 선임, 이대호 영입 등으로 현장을 도왔다. 실적을 떠나서 조 감독은 어려운 팀 전력에서 선수관리와 육성에서 돋보였다. 박세웅 같은 영건을 에이스급으로 성장시켰고, 투타에 걸쳐 혹사 논란이 없었다. 그러나 이런 ‘관리야구’는 ‘승부처를 읽지 못 한다’는 일각의 비판과 쌍둥이처럼 궤를 같이 했다. 그러나 롯데의 6월 대위기에서 조 감독은 어느 정도 역량을 보여줬다. 전반기 종료 때 롯데를 5강 가시권에 올려놨다. 야수, 투수에 걸쳐 일시적 무리도 피하지 않았다. ‘외국인선수 3명이 거의 두드러지지 못한 상황에서 롯데가 이 정도로 버틴 것은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이런 호평도 롯데가 5위 안에 못 들면 위태로울 수 있음을 조 감독도 잘 알고 있다. 후반기에도 롯데의 가을야구와 본인의 장래를 위해서 조 감독은 곡예에 가까운 줄타기를 할 듯하다.

롯데 조원우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한화는 김성근 감독 중도 사퇴 이후 이상군 투수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승격시켰다. 대안부재론도 있었겠지만 한화 박종훈 단장은 “의외로 감독군이 적다”고 말했다. 이 대행을 지켜보며 테스트를 하되, 시간을 두고 감독감을 물색하겠다는 양수겸장의 포석이다. 이 대행 체제에서의 긍정적인 요소는 현장과 프런트의 소통 부활, 합리적 선수 운영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8위에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단기성적’이 변수다. 한화 레전드 출신인 이 대행은 그 누구보다 한화를 잘 안다. 한화 선수들의 신망도 얻고 있다. 그러나 박 단장의 말과 달리 시즌 종료 시점 기준으로 보면, 구단 내·외곽에 감독 후보군이 적지 않다는 것이 변수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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