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살기법’ 설현,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도 성공

입력 2017-08-14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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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걸그룹 AOA의 설현이 다시 한 번 스크린에 도전한다.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제작보고회에서 설현은 “내가 가진 기존의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며 그간 볼 수 없던 새로운 모습으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설현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는 무엇일까. 설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입간판’. 설현은 지난 2015년 한 통신사 광고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8등신의 비현실적인 몸매를 자랑하는 설현의 ‘무보정 입간판’은 연일 화제의 중심이었다. 설현 본인도 대세의 아이콘이 된 비결에 “무보정 입간판의 영향이 컸다”고 말한다.


2012년 걸그룹 AOA로 데뷔한 설현. 데뷔 초부터 그룹의 간판 비주얼 멤버로 센터 자리를 지켜오며 배우로도 손색없는 외모와 스타성을 증명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 역시 “촬영 초반 내심 불안했다. 설현은 극중 20대 초반 시골여자인데 이렇게 예뻐도 되나 싶어서”라며 설현의 외모에 대해 극찬했다.

설현은 다양한 이미지를 가졌다. 청순함과 섹시함 그리고 귀여움까지. 다양한 매력은 배우로서 좋은 무기다. 하지만 이미 다수의 광고와 대중 노출로 너무 많은 이미지 소모를 했다. 그렇기에 대중들은 연기에 도전하는 설현에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설현은 드라마 ‘내 딸 서영이’로 연기에 입문했다. 처음치고 무난한 신고식이었다. 이어 ‘못난이 주의보’, ‘오렌지 마말레이드’로 계속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영화 ‘강남 1970’과 함께 모두 참패했다. 배역의 비중이 커지자 어색한 표정과 불안정한 발성이 탄로 난 것이다.


설현과 가요계 동갑내기인 수지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에 등극했고, 혜리는 ‘덕선이’로 완벽 변신하여 대한민국을 들썩인 '응팔 신드롬'의 주역이 되었다. 전작의 흥행은 차기작을 고를 때에 부담이기도 하겠지만 대중들이 이들을 기다리며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설현에게도 한 방이 필요한 때. 설현은 여러 번 연기 출사표를 던졌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과연 설현의 대표작이 될 수 있을까.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설경구 김남길 오달수 등 연기파 배우들 그리고 장르 영화의 귀재 감독 원신연까지. 설현에게는 이 영화 자체가 모두 잘 차려진 밥상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의 배우 김설현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뜨겁지만 기대는 낮다. 하지만 원신연 감독은 “아이돌 출신이라는 색안경을 벗는 순간 김설현이라는 배우가 보일 것”이라고 설현의 연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까지 설현이 보인 모습만으로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과분하고 낯설다. 하지만 ‘무조건 아니다’라는 색안경을 쓰기에도 이르지 않나. ‘배우 김설현’으로의 변신에 관심이 모아지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오는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정은 동아닷컴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동아닷컴 DB/스포츠동아 DB/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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