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서편제’ 뮤지컬 계의 어벤져스가 만났을 때 (종합)

입력 2017-09-05 14: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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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나 연출, 조광화 각색, 김문정 음악 감독 그리고 윤일상 작곡까지…. 뮤지컬 계의 어벤져스가 모였다.

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서편제’에는 연출 이지나를 비롯해 배우 이자람, 차지연,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 이정열, 서범석 등이 참석했다.

뮤지컬 ‘서편제’는 한국 문학의 교과서로 평가 받는 이청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93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2010년에는 뮤지컬 초연으로 공연되며 2010 한국뮤지컬대상 1관왕, 2011 더뮤지컬어워즈 5관왕, 2012 예그린어워드 4관왕, 2014 더뮤지컬어워즈 4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길과 운명을 초연히 맞서 나가는 진정한 아티스트, ‘송화’의 역에는 이자람, 차지연, 이소연이 캐스팅 됐다. 기성세대의 편견과 선입견에 맞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동호’ 역은 배우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가 맡는다.외롭고 고단하며 불안하지만 끝까지 아티스트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며 끊임없이 예술가로서의 삶을 갈망하는 아버지 ‘유봉’역에는 배우 서범석과 이정열이 맡는다.

먼저, 이지나 연출은 “요즘, 자신이 선택한 예술이나 기술이든 어떤 것을 향해서 나아가는 인간이 재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자신을 얼마나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서편제’를 이청준 작가가 쓰셨을 때 어떤 마음으로 쓰셨을까. 예술을 하는 사람이나 어떤 것이든 자신을 선택한 길을 가는 사람이 경지에 이르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가 화두였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화’라는 인물을 통해 이청준 작가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다시 돌아보지 않았을까. ‘서편제’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향해서, 역경 속에서도 끝까지 나가서 승화시켜 예술적 카타르시스를 일으키는 힘이 있다. 아마도 이청준 선생님께서도 ‘송화’라는 인물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셨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조광화 각색은 “개봉할 당시 ‘서편제’를 단성사에서 봤다. 그 때 스크린을 통패 판소리의 에너제틱함과 예민함을 느끼게 됐고 우리 소리가 더 위대하게 느껴졌다. 이후 뮤지컬을 하자는 제안을 받고 원작 소설을 읽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을 만들 때 영화에서 받았던 큰 에너지를 무대에 옮기고 싶었다. 또한 판소리를 창극이 아닌 뮤지컬로 담아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라며 “하지만 동호의 포지션을 대한민국의 음악사로 옮기고 윤일상 작곡의 좋은 곡과 드라마의 힘을 모아 뮤지컬로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윤일상 작곡가는 “작품을 제가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작품이 나를 선택했다는 기분이 든다. ‘서편제’가 그런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김문정 음악 감독은 “초연 때는 판소리를 담아 뮤지컬을 어떻게 만들지가 가장 큰 이슈였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판소리’가 소재일 뿐 전체적인 음악을 이끌지는 않는다. 역동적인 음악도 있고 장면도 있다. 약간의 선입견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편제’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예술인으로서 가장 반성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시쳇말로 애정있는 작품이다. 애정을 갖고 표현하는 만큼, 이 여정을 지켜봐주시고 박수쳐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서편제’는 8월 30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로네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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