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로 세븐일레븐 중국대사관점에서 모델들이 뷔페처럼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는 신개념 도시락 ‘내맘대로 도시락’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 먹거리가 다이어트와 건강을 테마로 한 웰빙 간편식 및 가격보다 맛과 품질에 중점을 둔 프리미엄 도시락 출시 등 고정관념 깨기에 한창이다. 사진제공 l 세븐일레븐
건강식 및 저염식단 먹거리 수요 겨냥
도시락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진화
‘고정관념을 깬다.’ 편의점의 요즘 먹거리 트렌드다. 편의점 식품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이어트와 건강을 테마로 한 웰빙 간편식이나 가격보다 맛과 품질에 중점을 둔 프리미엄 도시락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 가루에 물만 부으면 끝, ‘우주인 식품’ 인기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웰빙 간편식의 붐이다. GS25는 비만클리닉 365MC와 손잡고 ‘다이어트 선식’ 2종을 출시했다. 통곡물 가루에 멀티비타민과 각종 미네랄이 함유해 영양을 챙기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제품이다. GS25 측은 “선식 가루가 담긴 용기에 물이나 우유를 부어 흔들면 된다”며 “간편히 다이어트를 원하는 고객의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CU가 랩노쉬, 인테이크와 손잡고 분말형 식사 대용품 4종을 내놓은 것도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를 겨냥한 것이다. 콩, 현미 등 곡물을 기본으로 만든 가루에 물, 우유, 두유 등을 넣어 흔들어 마시는 식품으로 최근 ‘우주인 식품’으로 불리며 각광받고 있다.
미니스톱은 ‘두부산적&샐러드 도시락’을 내놓았다. 나트륨 함량 490mg, 칼로리 580kcal로 저칼로리 식단을 추구하는 20대 여성고객과 건강에 민감한 30∼40대 고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이밖에 세븐일레븐은 기존 비빔냉면에서 면 대신 실곤약을 넣어 칼로리를 대폭 낮춘 ‘비빔곤약면’ 도시락을 출시했다.
편의점 업계가 다이어트와 건강을 테마로 한 먹거리를 출시하는 것은 다이어트 먹거리를 찾는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는데 반해 정작 이들을 겨냥한 상품을 구매할 곳이 부족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의 나트륨 함량에 대한 고객의 관심과 저염식단을 찾는 수요가 늘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재들을 활용한 건강 먹거리를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GS25 ‘다이어트 선식’
● 도시락, 日가정식부터 뷔페스타일까지
편의점의 대표 상품인 도시락도 이제는 맛과 품질에 중점을 둔 프리미엄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GS25는 일본 가정식 콘셉트 ‘심야식당’을 내놓았다. 흰 쌀밥에 된장연어구이, 닭튀김, 새우튀김, 어묵구이, 삶은 완두콩, 명란마요, 갓절임, 밀푀유돈까스, 돼지불고기, 계란말이 등 11종의 일본풍 반찬으로 구성됐다.
세븐일레븐은 뷔페처럼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는 신개념 도시락 ‘내맘대로 도시락’ 시리즈를 출시했다. 밥류와 반찬류가 각 5종씩 총 10가지 메뉴가 별도로 구성돼 있다. 소비자 기호에 맞춰 밥과 반찬을 따로 구성할 수 있다. CU는 한 패키지에 두 가지 메뉴를 담은 ‘나혼자 탕,짜’와 ‘유부김밥 세트’ 등 음식점의 세트 메뉴를 도시락에 응용했다.
이런 변화는 수년간 고속 성장하던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가격에 초점을 맞춘 기존 전략으로는 매출 확대에 한계를 맞았기 때문이다. 도시락 제품이 마진이 높은 만큼 단가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메뉴를 다양화하고, 고급 원재료를 사용해 품질면에서 차별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식품업체가 가정간편식 개발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만큼 차별화하지 않으면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진 영향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