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한국시리즈 새 영웅의 탄생

입력 2017-10-30 23: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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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9회말 등판해 7-6 승리를 지키며 우승을 확정지은 KIA 양현종이 포수 김민식과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KS)’ 5차전이 열린 30일 잠실구장, 9회말 6-7로 뒤진 두산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됐다. 3루측 KIA 팬들은 등번호 54번 투수가 불펜 문을 열고 등장하자 열광했다.

주인공은 2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바꾼 KIA 에이스 양현종이었다. 26일 122개의 공을 던진 에이스는 3일만 쉬고 팀에 11번째 우승컵을 안기기 위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쌀쌀한 날씨, KS 우승이 걸린 1점차 긴박한 승부, 완봉승 이후 불펜 투입 등 여러 가지로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담대한 표정으로 망설임 없이 공을 던졌다.

첫 타자 김재환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시속 145㎞의 빠른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로 두 번째 타자 오재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다. 이제 남은 아웃카운트는 2개. 그러나 야구의 신은 KIA의 11번째 우승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다음타자 조수행은 3루쪽으로 기습번트를 시도했고, 김주형의 1루 악송구가 나오면서 순식간에 1사 2·3루의 대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양현종은 침착하게 허경민을 볼넷으로 내보내는 만루작전을 선택한 뒤 박세혁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제 우승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한 개. 그러나 주자도 3명이었다. 타석에는 베테랑 김재호가 있었다. 초구에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로 144㎞의 직구를 뿌렸다. 김재호는 망설임 없이 스윙했고, 타구는 홈플레이트 뒤 파울지역으로 높이 떴다. 포수 김민식의 미트로 공이 들어가는 순간, 양현종은 두 팔을 벌려 환호하며 동료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경기 후 KIA팬들은 양현종을 끊임없이 연호하며 새롭게 탄생한 KS 영웅과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KIA는 KS 1차전에서 패하며 어렵게 시리즈를 시작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 양현종이 KS 사상 첫 1-0 완봉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이 완봉승이 없었다면 잠실 3~5차전 승부도 힘겨운 혈투로 이이질 수 있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KIA의 새 역사를 쓴 양현종은 5차전에서 드라마틱한 투구로 11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영원히 기억될 명승부의 주인공이 됐다.

양현종은 기자단 투표 총 74표 중 48표를 받아 KS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에이스에 어울리는 맹활약이었고, MVP는 그에 어울리는 값진 상이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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