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이하 사람이 좋다)에서는 김학래, 임미숙 부부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제작진에 따르면 80년대 최고의 개그 프로그램이었던 ‘유머 1번지’와 ‘쇼 비디오자키’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누린 스타 개그맨 김학래와 임미숙. 특히 임미숙은 당시 동료 개그맨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는데, 김학래의 열렬한 구애 끝에 이들은 10살의 나이 차이를 넘어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결혼하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서부터 김학래는 아내의 속을 썩일 때마다 잘못을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는 각서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모아둔 각서가 100여 장을 헤아린다. 과거에는 아픈 기억이었지만 이제는 이것도 연애편지와 함께 추억처럼 말할 수 있게 됐다는 부부. 여전히 아옹다옹하며 삶의 재미와 행복을 함께 찾아가는 김학래, 임미숙 부부의 인생 이야기를 ‘사람이 좋다’에서 만나 본다.
나이 차이만큼 달라도 너무 다른 이들 부부는, 각자 바라는 가족의 모습도 많이 달랐다. 6남매 중 막내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임미숙은 가정적이고 자상한 남편을 기대했지만, 장남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와 표현에 서툴고 무뚝뚝한 남편 김학래는 그녀의 기대를 번번이 좌절시켰다. 아내는 남편과 더 많은 것을 함께 하기를 바랐지만 무엇보다 가장으로서 경제 활동에 충실하고자 했던 남편은 그런 아내의 요구가 때로는 버거웠다.
결혼 초기 부부의 생활은 경제적으로도 순탄하지 않았다. 피자집, 고깃집, 라이브 카페 등 도전했던 사업마다 번번이 실패했고, 김학래가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까지 연이어 당하면서 부부는 수십억의 빚을 안고 파산 위기에 몰려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결국 거듭된 위기로 인해 임미숙은 우울증과 공황장애까지 앓게 됐고 방송 활동마저 접었다. 힘든 시기를 통과하고 8년 만에 함께 방송에 출연한 김학래, 임미숙 부부의 진솔한 이야기가 ‘사람이 좋다’에서 공개된다.
경제적으로도 재기하기 위해 부부는 쉬지 않고 함께 노력했다. 김학래는 30여 년간 꾸준히 해온 방송 활동 및 각종 행사 진행, 강연에 부지런히 다녔고, 임미숙은 부부가 새로 창업한 중식당 운영에 전념했다. 과거의 실패 경험을 밑거름 삼아 부부의 삶을 일으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창업한 중식당은, 좋은 음식 재료와 맛, 손님 한 명 한 명의 취향과 특징, 심지어 화장실 청소까지 직접 챙기는 임미숙의 살뜰한 노력 덕분에 꾸준히 성장했다. 또한 자체 개발한 메뉴를 홈쇼핑에 런칭하면서 부부는 연매출 100억 원까지 달성했고, 마침내 10여 년 만에 남은 빚도 다 갚으며 재기에 성공했다. 성공한 사업가로서 인생 제2막을 꽃피우고 있는 김학래, 임미숙 부부. 아픔을 딛고 지켜 낸 가족이기에 부부에게 지금의 행복은 더욱 값지다.
옥신각신하면서도 서로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 주고 있는 김학래, 임미숙 부부의 이야기를 12일 오전 8시 10분 ‘사람이 좋다’에서 만나 본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