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설현·설리·나나, ‘연기돌’ 색안경 벗고 봐도 될 여배우

입력 2017-11-15 13:2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이돌 가수가 연기에 도전한다는 것은 여전히 여러 이유로 화제가 되고 논란이 된다. 이에 연기자를 꿈꾸는 아이돌 가수들은 끊임없는 노력을 해왔고 시간이 지나면서 배우로 인정을 받기 시작하는 이들도 있다.

그 중 최근 스크린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있다면 설현, 설리, 나나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이들의 연기력이 완벽하다고 평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제 몫을 해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제 그들에 대한 색안경을 벗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 “언제나 업그레이드 중”…AOA 설현, 연기 부담감 숙제만 해결한다면 OK

2012년 KBS 2TV ‘내 딸 서영이’로 연기활동을 시작한 설현은 타고난 연기자는 아니었다. 드라마 ‘못난의 주의보’, ‘오렌지 마말레이드’ 등에서 부족한 연기력으로 질타를 받았다. 그의 부족함을 만회하기 시작한 때는 영화 ‘강남 1970’이었다. 그의 연기는 이 때부터 업그레이드가 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올해 개봉한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한층 돋보이는 연기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극 중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린 과거의 연쇄살인마(설경구 분)의 딸이자 또 다른 살인마(김남길 분)의 표적이 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설현은 선배이자 연기파 배우인 설경구와 김남길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그만의 존재감을 표출했다. 성숙한 감정 연기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은 설현에 대해 “보물 같은 배우”라고 극찬하기까지 했다.

현재 설현은 영화 ‘안시성’에 합류해 촬영에 임하고 있다. ‘안시성’은 중국 역사상 가장 강력했다고 평가 받는 당태종 대군의 침략에 맞서 싸운 고구려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조인성 분)의 88일간 치열했던 ‘안시성 전투’를 담아낸 초대형 전쟁 블록버스터이다. 또한 조인성, 남주혁을 비롯해 배성우, 유오성, 박성우, 엄태구 등 베테랑 배우들이 합류해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안시성’에서 설현은 양만춘의 여동생이자 여군 부대의 수장 백하 역을 맡아 활약할 예정이다. 그가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 중 가장 규모가 큰 작품이며 그 만큼 부담감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가 스크린 안에서 얼마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또한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것인지에 여부가 가장 큰 숙제가 될 듯 하다.


● 설리, 최악의 작품 ‘리얼’에 뛰어들었지만 노력만큼은 가상

올해 스크린에서 가장 화제가 된 아이돌 가수는 설리(본명 최진리)가 아니었을까. 김수현 주연영화 ‘리얼’에서 뜻 도전하기 어려운 전라 노출까지 과감하게 소화해내며 부서질 듯 위태로운 캐릭터인 송유화 역에 과감히 도전했다.

‘리얼’은 사실 설리 덕에 홍보효과를 두둑이 챙겨갔다. 설리는 평소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정적인 사진 등을 올리며 논란을 일으켰고 이것이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일으켰다. 하지만 설리가 논란만 일으킨 것은 아니다.

‘리얼’이 2017년 상반기 최악의 작품이란 오명을 받으며 처참하게 관객들에게 외면 받았지만 작품성과 별개로 설리의 몫을 해냈다. 업계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한 관계자는 “연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노출 연기만 언론에 부각되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설리 자신도 “영화에 필요하다면 노출을 포함해 다양한 표현을 해내는 일은 문제될 게 없다”며 향후 연기에 대한 진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 나나, 예상외에 연기력…‘굿 와이프’ 이어 ‘꾼’으로 점프

나나는 예상외의 인물이었다. 처음 그가 vN ‘굿 와이프’에 캐스팅 됐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염려를 표했다. ‘굿 와이프’는 동명의 미국 인기 드라마를 가져온 것이라 마니아층이 많았다. 이에 혹여 드라마에 데뷔하는 나나의 신빙성 없는 연기 실력으로 드라마를 망치진 않을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방영이 된 후 그의 연기력 논란은 어느 새 사라졌다. 오히려 그의 역할인 ‘김단 신드롬’을 일으키며 호평을 받았다. 그의 이런 연기력에 스크린도 러브콜을 보냈다. 그 중에 하나가 22일 개봉을 앞둔 ‘꾼’이다.

‘꾼’에서 나나는 춘자 역을 맡았다.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속고 속이는 사기꾼들 속에서 미묘한 로맨스 연기에 도전했다. 나나는 끊임없이 캐릭터를 분석하며 표정, 말투, 행동 하나하나까지 상상하며 필사적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귀여우면서도 당돌한 춘자라는 배역 그 자체를 즐기며 상대 배우 박성웅과의 호흡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영화 속에서 튀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드는 연기가 나나의 목표였다면 충분히 달성했다. 첫 스크린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모난 구석 없는 연기로 극의 원활한 흐름을 도왔다. 범죄오락영화에서 흔히 소비되는 여성 캐릭터의 한계를 여전히 지녀 아쉽긴 하지만 나나의 스크린 데뷔는 성공적인 듯 하다.

나나는 “훌륭한 선배들 사이에서 과해보이지 않게, 튀어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나름의 캐릭터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더 열심히 공부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선배 유지태와 박성웅 등도 그의 연기력에 칭찬하기도 했다.

박정서 동아닷컴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살인자의 기억법’, ‘리얼’, ‘꾼’ 스틸, 동아닷컴DB. 스포츠동아DB.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