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 Medical Story] 룰만 조금 손봐도 선수들 무릎 부상 확 줄인다

입력 2018-02-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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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무릎부상이 발생했던 문제의 장면. 2013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LG트윈스의 경기 때 5회말 2사 2,3루에서 내야안타를 치고 1루로 전력 질주하던 삼성 조동찬(왼쪽 쓰러진 선수)이 LG 1루수 문선재(오른쪽 쓰러진 선수)와 충돌한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주루방해 시 세이프’ 로컬룰 적용 필요
‘부상 유발 야구 장비 제한’도 검토해야


2013년 삼성의 조동찬은 1루로 뛰어가던 중 상대 팀 1루수와 무릎이 부딪히면서 후방 십자인대를 다쳤다. 2014년 KIA 투수 김진우는 상대 타자의 강습타구에 맞아 무릎을 다쳤다. 2015년 피츠버그의 강정호는 4-6-3 병살타구 때 2루로 뛰어들던 주자를 포스아웃시킨 뒤 1루로 송구하려고 했다. 이 때 시카고 커브스의 주자 크리스 코글란의 과도한 슬라이딩 탓에 무릎이 골절되고 말았다. 2016년 KIA 포수 백용환은 3루 주자를 잡기 위해 무거운 포수 장비를 차고 뛰어가다가 슬부 전방십자인대 손상이라는 부상을 당했다.

2017년 kt 이대형은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내달리다 슬라이딩 도중 무릎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다. 결과는 전방십자인대 손상이었다.

이상은 최근 5년간 무릎부상으로 결장당한 선수들의 명단과 사고 내용이다. 이들 모두는 아직까지 부상 이전의 실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야구에서 이처럼 무릎부상은 자주 발생한다. 지나친 사용에 의한 부상이 많은 어깨나 팔꿈치 관절부상에 비하면 급성 외상성 손상이 많다. 타박상을 제외하면 비교적 오래 쉬어야 하는 큰 사고가 많은 부위가 바로 무릎이다.

그래서 실현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정형외과 의사의 관점에서 부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김진우의 부상처럼 투수는 다른 수비수들보다 타자와 가까운 위치에서 타구에 노출되기에 강습 타구에 맞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2루 베이스를 찍고 1루로 공을 던지려다 상대의 공격적인 슬라이딩에 무릎을 부딪쳐 부상한 강정호의 경우나 2루 베이스로 슬라이딩 했던 이대형의 무릎부상 등은 정말 안타깝지만 막기 어려운 갑작스러운 사고로 평가 된다.

하지만 야구의 룰을 조금 개정하거나 장비를 간소화 한다면 부상을 줄일 수 있을 만한 사고도 있는 것 같다.

2013년 조동찬의 무릎부상은 내야 깊숙한 타구를 치고 1루로 전력질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원 바운드로 1루에 송구된 공을 1루수가 뒤로 빠트리면서 주저앉듯 베이스를 깔고 주자를 가로막은 것이 원인이었다. 이 바람에 전력질주하며 1루를 밟으려던 조동찬의 무릎과 1루수의 엉덩이가 충돌하면서 과신전 손상이 발생했다. 1루수와 1루로 향하는 타자주자의 충돌은 평소에도 자주 발생한다. 한 번 부상이 발생하면 부상 정도가 매우 중대해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빈볼의 경우 투수의 퇴장이 나오는 것처럼 선수보호 차원에서 1루수가 수비 도중 타자의 주루를 방해 할 경우 주루방해가 적용되어 주자가 반드시 1루 베이스를 밟지 않아도 세이프가 되는 로컬룰의 적용이 필요하다.

포수 백용환의 부상은 무거운 야구 장비를 양 다리에 찬 채로 홈으로 뛰어들던 주자를 3루로 몰아가던 상황에서 발생했다. 오른쪽 발이 지면에 고정된 상태에서 왼쪽 무릎이 두꺼운 보호 장비 탓에 왼쪽 무릎 후방을 건드리면서 무릎이 돌아가는 바람에 인대 손상이 발생했다.

최근 포수장비 가운데 종아리 뒤의 받침대가 있다. 포수가 쪼그려 앉아서 공을 받을 때 더 편하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주는 보호 장비다. 공을 받을 때는 당연히 편하겠지만 이번 사고와 같이 달려갈 때는 문제가 생긴다. 이런 포수 보호 장비는 연습 때만 사용을 허락하고 긴박한 실전 경기에서는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포수의 부상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절정의 기량을 보이던 선수나 유망주가 불의의 사고로 본연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서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이런 로컬 룰의 변경을 제언해 본다.

김동휘 교수·KIA 타이거즈 필드닥터
조선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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